한 뿌리인 군산과 서천 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 뿌리인 군산과 서천 상생의 길로 나서야
  • 정준모기자
  • 승인 2012.02.15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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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이 커지는 과정에 성장통을 앓는다고 한다.

최근 새만금 사업이 척척 진행되고 국내·외 굴지의 수백여개 기업이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가 늘고 있는 군산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성장통의 유형이다.

역사적으로 한 뿌리인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군이 금강하구둑 해수유통을 놓고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금강하구둑 유통이 선거 공약으로 등장해 군산과 서천이 아닌 전북과 충남간 거도적 정치·행정 싸움으로 비화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문동신 시장이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해수유통 절대 불가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시장은 “총선과 대선 등 선거를 앞둔 시점에 금강하구둑 해수유통 주장은 양 지역과 국가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역설했다.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서천군을 바라보는 군산시민들의 마음은 착잡 그 자체다.

우선 당장 통합은 아니더라도 상생의 길을 걸어야 할 양 지역 사이가 소지역주의로 변질돼 돌이킬 수 없는 상극의 길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형제간의 골육상쟁을 비유한 조식의 칠보지시(七步之詩·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가마솥 속에 콩이 우는구나,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어찌 이리도 지독하게 볶아대는가)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혹자들은 현실에 입각, 양 지역이 엄연한 백제의 후손이지만 도명(道名)이 다른데 다 금강을 사이에 두고 지역적 이해관계가 상충, 영원히 가깝고도 먼 이웃으로 남을 것이란 비관론을 피기도 한다.

그러나 군산은 물론 우리나라 장래를 위해서도 문화권과 생활권이 겹치는 지역의 통합은 피할 수 없는 대명제다.

대한민국의 천년 대계를 세우는 데 망국적인 지역주의와 정치논리는 척결해야 할 구태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내년이면 군산과 서천군 장항읍 한복판을 연결하는 군장대교가 개통된다.

대교 개통을 시작으로 양 지역은 하나의 생활권으로 결속돼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가져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시절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순간이다.

군산= 정준모기자 jjm@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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