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의학에 매료된 신은혜씨
중국 전통의학에 매료된 신은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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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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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신은혜 씨를 처음 만난 것은 난징 세종국제어학원에서 개설한 한국어 수업시간에서였다. 그녀는 마침 강의를 끝내고 막 떠나려던 참이었다. 다른 분이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기자는 그녀를 한국어를 배우러 온 중국 여학생으로 착각할 뻔 하였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로서 그녀가 전통적인 한국 미인일 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의학에 완전히 푹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02년 신은혜 씨는 난징중의약대학에 와서 중의학을 배우기 시작하였는데 3개월 만에 중국에서 사스가 발생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개월 후에 또다시 난징에 돌아왔다. 그녀에 의하면 어머니가 딸이 계속 중의학을 전공하기를 바라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본인도 중의학에 관심이 많아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 유학이 처음인 한국 학생에게 중의학의 전문 용어들은 너무나도 어려웠다. 1년 동안 중국어를 배운 후 그녀는 어려운 중의학을 전공하기 시작하였다. 2008년 난징중의약대학에서 수여하는 졸업증서를 받고 중의학 학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1년에 그녀는 또 난징중의약대학의 중의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리고 나서 잠시 귀국하여 부모님과 더불어 향후의 진로를 두고 고심하였다. 2011년 12월 31일, 그는 다시 난징에 돌아와 중의의료면허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는 처음 난징에 왔을 때 여러모로 적응이 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구내식당에서 밥을 살 때 다른 학생들의 목소리가 너무 높아 자신의 목소리는 완전히 파묻혀서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또 거리에서 쇼핑할 때 거스름돈을 계산대에 던져 주는 데 대해서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러한 행위는 한국에서 매우 실례인데 중국에서는 너무 보편적이어서 이해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난징에서 10년 동안 살면서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인들도 역시 사람 나름이어서 어떤 사람들은 예의가 없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예절을 잘 지키는 줄도 알게 되었다.

설 전에 난징에 돌아온 신은혜 씨한테 설을 어떻게 보냈느냐고 묻자 매우 외롭게 보냈다고 한다. 설날에 그녀는 혼자 기숙사에서 보냈는데 먹거리도 없고 거리 식당들도 문을 닫아 과자와 라면으로 며칠을 버텼다고 하였다. 그녀는 한국도 설을 지내고 대체로 사흘만 쉬는 데 비해 중국은 설 연휴기간이 매우 길다고 한다. 설날 그녀는 난징의 계명사(鷄鳴寺)에 갔는데 가족과 함께 이 곳을 찾은 수많은 중국인들을 보고 매우 부러웠다고 한다. 기자가 이런 느낌들을 한국에 돌아가서 부모님께 말씀 드리느냐고 묻자 부모님이 알면 속상해 하실까봐 절대 얘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지 생활 적응이 어렵거나 아무리 집과 가족이 그리워도 중의학을 배우려는 그녀의 결심을 동요시키지는 못하였다. 그녀는 요즘 한국 경제가 침체되어 취직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면서 우선 중국에서 의료면허증을 따 10년 공부를 잘 마무리하고 싶고 어머니도 그걸 희망한다고 하였다.

신은혜 씨는 또한 매우 착실하고 이해심도 많다. 일찍 4년 전 난징 세종국제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때는 수업 시수가 들쭉날쭉이어서 강사료 수입은 일상적인 생활지출에도 부족하였다. 최근 그녀는 항저우 중국계량대학(中國計量大學) 외국어학과의 강사를 맡게 되어 수입도 많이 늘 것이라면서 매우 기쁘다고 하였다.

과거에 그녀는 언어소통이 되지 않고 성격도 내향적이라 난징에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친구도 많고 생활도 풍부해졌으며 쇼핑도 하고 TV도 보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하고 수영도 하고 애완견을 산책시키기도 하면서 삶을 즐긴다고 한다. 또 난징의 절인 오리고기도 잘 먹고 오리선지당면탕(鴨血粉絲湯)도 좋아하는데 당면만 먹고 선지는 안 먹는다고 한다. 가장 즐겨먹는 요리는 중국의 샤브샤브와 각종 구이 류다. 과일도 좋아하는데 난징은 과일 값이 매우 싸다고 하면서 10위안이면 살 수 있는 수박을 한국에서는 100위안도 넘게 줘야 한다고 한다. 그녀는 난징의 물가도 너무 빨리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리쭝창·李宗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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