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긍심 높이고 업무 독려해라
경찰, 자긍심 높이고 업무 독려해라
  • 우기홍기자
  • 승인 2012.02.02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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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경찰이던 기자의 친구 한 사람이 세상을 등졌다. 동료 경찰과 공단 측의 판단으로는 과로와 스트레스가 사망원인의 하나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교통사고업무를 담당했으며 친구들 사이에선 유별났었다. 그 이유는 담배와 술은 아예 멀리하고 동창모임도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담당업무와 관련해서는 철두철미했다. 죽기 며칠 전에도 기자가 취재를 가던 중 적성면 교통사망사고 현장에서 근무에 열중하던 그의 모습이 지금까지 눈에 선하다. 그가 죽자 경찰은 장례(葬禮)형식을 최대한 엄숙하게 순창경찰서장(葬)으로 치르며 고인의 명복을 빈 것으로 기억된다.

이처럼 경찰은 척박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어려움에 처할 때는 내부결속을 다진다. 구성원끼리 서로 가족이라고 호칭하면서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공직사회의 몇 안 되는 조직 가운데 하나다.

순창경찰서 이승주 경관이 지난 2010년 근무를 하다 사무실에서 쓰러져 1년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치료 중이다. 현재 병세가 많이 호전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하반신은 마비가 된 상태로 제대로 사용하지를 못한다. 꾸준히 재활치료를 하고 있으나 언제 예전의 모습으로 완쾌된다고는 누구도 장담 못하는 상태다. 국민연금공단 측으로부터 공무상 요양 승인도 불허됐다. 그동안의 치료비는 모두 자비로 부담하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

이런 그의 딱한 사정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본보 2일자 10면 보도) 경찰이 곧바로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아침 강윤경 순창경찰서장이 실질적으로 이 경관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한 것. 또 전북지방경찰청(청장 장전배)도 모금운동 등 순창경찰서의 대책이 확정되면 적극 동참할 것이라는 내용이 확인됐다.

경찰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최일선 파수꾼이다. 이처럼 막중한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찰 한 사람 한 사람의 사기진작도 중요하다. 신명을 다해 근무에 열중하다 쓰러지면 나 몰라라 하는 풍토에서는 어느 경찰이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겠는가.

실제로 이승주 경관도 33년 경찰생활을 하면서 격무와 스트레스 속에서도 근무에 열중해 지방경찰청장상에 이어 지난 2009년에는 대통령표창까지 수많은 수상내력이 있다. 그런 그에게 10만여명에 이르는 전국의 경찰은 아니더라도 전북지역 뜻있는 동료 경찰의 따뜻한 온정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부정과 부패가 아닌 반듯한 사항에 대한 내부 결속은 조직의 발전에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순창=우기홍기자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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