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환경과 청소년의 폭력성
생활환경과 청소년의 폭력성
  • 장선일
  • 승인 2012.02.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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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 근대사에서 나타나는 청소년 폭력성을 살펴보면,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까지는 주로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절도와 강도가 성행하였고, 1970년대는 경제성장과 함께 불량집단이 형성되면서 조직폭력으로 변화되었으며, 1980년대는 가치 지향적 성향을 가진 학교 폭력이 두드러져 나타났다.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90년대는 핵가족으로부터 출생된 부모들이 자식을 양육하면서 소수 이기적 형태로 폭력성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21세기로 전환되면서 집단 따돌림과 함께 묻지 마 형태의 잔인성이 가미된 폭력으로 변화되었다.

이와 같이 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시대에 따라 생활환경이 변화되면서 폭력 성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청소년의 폭력이 전반적으로 10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즉, 20대 전후의 청소년은 성인의 행동을 모방하거나 폭력조직과 연계된 사회 병리적 양상을 가지고 있는 반면, 10대의 청소년들은 빠른 사춘기와 더불어 반항적인 발달 심리학적 폭력 양상을 띠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10대 청소년들의 폭력성은 아무런 동기 없이 충동적으로 그리고 자각심이 없는 단순한 놀이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ㆍ고등학교 학교폭력 실태 조사서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금품갈취, 협박, 집단 따돌림 및 폭행 등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지난해 말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과 같이 집단 따돌림과 함께 폭력이 한 개인에게 집중적으로 가해지면, 당한 개인은 극단적 형태로 세상을 등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크나 큰 사회적 이슈가 된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청소년의 발달 심리에 대한 교육 및 사회병리학적 수준에서 수많은 대책마련이 있어왔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청소년들의 생활환경과 폭력성과의 관계를 먼저 근본적으로 면밀히 분석하고 그 대책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10대 청소년의 폭력성이 증가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첫째, 현대인의 식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식물유래 식품이 주식이었지만, 근래 육류식품으로 식생활이 변화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 육류식품은 일반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증식시키기 위해 육가분, 성장호르몬 그리고 항생제를 비롯한 인체에 유해한 각종 성분이 함유된 사료로 기르고 있는 동물로부터 가공되기 때문에 스트레스성 호르몬과 성적자극호르몬이 많이 함유될 수 있다. 결국, 육가공 식품을 다량 섭취하는 요즘 소아 및 청소년들은 자연적으로 동물성 성장호르몬과 스트레스 호르몬 그리고 각종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섭취하게 되어 신체발달을 비 이상적으로 촉진하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진행되면서 아무런 자각심이 없는 폭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

둘째, 가족 구성이 핵가족화 되면서 이기적인 가정환경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경쟁구도사회에서 우리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정교육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남보다 공부를 더 잘해야 하고 모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부모들의 고정된 관념에서 아이들을 교육하기 때문에 집단에 대한 배려를 배울 수 없다는 점이다.

셋째, 무너진 공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남을 배려하는 공교육보다는 쉽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암기위주의 사설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교육의 현실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이기적 성향을 찾을 수 있다. 일부 공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자질에도 문제가 있지만, 툭하면 선생님들께 항의하고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는 부모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넷째, 사회생활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성적 유혹뿐만 아니라 폭력성을 야기하는 수많은 환경들로 가득 차있다. 음란성 및 폭력성, PC방, 대화방, 인터넷 그리고 휴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 등 유해 환경이 난무하고 있다.

위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학교폭력은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제도마련과 더불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즉, 건강증진을 위한 유익한 식품 섭취를 생활화하여야 하고, 개인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도 존중할 줄 아는 배려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해야 하며, 건전한 사회와 나라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실천적 공교육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교주변 환경을 건전하게 개선하고 청소년들이 문화적 교양을 함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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