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주면 몰표" 선거 브로커 활개
"돈주면 몰표" 선거 브로커 활개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2.01.3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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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세대교체 바람이 불자 선거 브로커들만 활개를 치고 있다. 브로커들은 주로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을 돌며 물갈이를 원하는 후보 측을 자극,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며 돈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도내 선관위와 각 선거사무실에 따르면 각 선거구별로 예비후보 등록이 누증되며 19대 총선 경쟁이 격화되자 활동비 명목으로 돈을 주면 표를 몰아주겠다는 선거 브로커들의 유혹의 손길이 잦아들고 있다. 선거 브로커들은 특히 여야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공천작업도 임박하면서 한 표라도 아쉬운 예비후보들의 초조한 심정을 악용, 교묘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A선거사무소 관계자 B씨는 “내가 수백 명의 표를 관리하고 있다며 돈을 주면 후보 지지활동을 적극 하겠다는, 이른바 선거 브로커를 접하고 고민을 많이 한 적이 있다”며 “지난 18대 총선 때와 달리 사회 전반에 ‘바꿔 열풍’이 있어서인지 브로커들의 발길이 잦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커들은 시차를 두고 여러 사무소를 순회 방문, 자신이 확보한 명단을 보여주며 세력을 과시한 후 돈을 지원해 달라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 수와 연령별·동별 세분화 자료, 자신의 영향력 등을 구체적인 통계로 그럴싸하게 포장해 후보 측에 접근하는 수법을 쓰고 있으며, 먼저 돈의 액수를 요구하지 않는 치밀함까지 계산해 예비후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C선거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많은 사람의 이름을 써놓은 수첩까지 꺼내들고 후보들을 현혹, 자칫 혹할 수 있을 정도”라며 “실탄을 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면 곧바로 철수하는 게 브로커의 특성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선관위의 선거부정감시단에서 11년 활동을 해온 L씨(40·여)는 “올해는 심하다 할 정도로 각 선거사무실에서 브로커의 유혹을 목격할 수 있었다”며 “돈을 쓴다는 쪽에 우르르 몰려갔다 다시 빠지는 ‘철새 브로커’들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정치 신인들에게 브로커 특성 등을 알려주며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홍보하고 선거부정감시단을 확대해 위법을 철저히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박기홍기자 k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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