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20대 “투표장에 가겠다”
불안한 20대 “투표장에 가겠다”
  • 최고은기자
  • 승인 2012.01.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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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아프다. 청춘이지만 고뇌와 번민에 휩싸여 있고, 취업을 위해 갖가지 스펙을 쌓아 가면서도 매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정치적 무관심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 이런 20대가 정치적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

전북도민일보가 전북대와 전주대 재학생 등 11명을 대상으로 지난 27일 ‘19대 총선 기획 심층면접’ 조사에 나선 결과 20대 젊은이들은 반드시 투표를 하거나 가급적 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심층면접은 응답자와 그 주변·친구들의 의향까지 파악할 수 있어, 10명만 대상으로 해도 유의미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1명 중 4명이 ‘반드시’라고 말했고, 5명은 ‘가급적’이란 토를 달았지만 투표하겠다는 입장은 확실했다. 나머지 2명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모르겠다는 부동층이었다.

비율로 따지면 81.8%가 투표 의향을 언급한 것이다. 이런 비율은 지난 2008년 4월 9일에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도내 20∼24세 투표율이 29.3%, 25∼29세는 22.8%였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전북대 심리학과의 최영훈씨(28)는 “과거엔 집안 어른의 권유에 못 이겨 투표했지만 이번엔 지지 후보가 있고 변화를 위해 꼭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전주대 이진영씨(23)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선 투표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반드시 하겠다”며 “한 시민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치를 바꾸기 위해(전북대 전자공학과 L씨·28), 혹은 거창한 목적의식보다도 소중한 권리라는 점(전북대 간호학과 K씨·21)에서 투표하겠다는 의식이 번지고 있다. K씨는 “나꼼수 영향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제 신문을 보더라도 정치 면을 펼쳐든다”고 덧붙였다.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의 김남규 사무처장은 “20대 젊은이에게 과거엔 정치가 스트레스였는데 안철수 교수의 안풍, 나꼼수 등의 영향으로 정치 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치적 자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20대는 취업이 최대 목표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총선 공약은 어떤 것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1명의 응답자 중 10명이 취업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적한 20대가 1명뿐이었고, 복지정책이나 부의 양극화 해소 등을 손꼽은 20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만큼 88만 원 세대의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말이다. 전주대의 박현선씨(25)는 “친구들 절반 이상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릴 정도”라며 취업 대책을 주장했다. 전북대 권혁남 사회과학대학장은 “선거 전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70∼80% 나오게 마련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 의식은 고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취업의 벽이 높아가고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가며 변화의 욕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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