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의 발명
망원경의 발명
  • 김인수
  • 승인 2012.01.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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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으로 달과 목성 등을 관찰하고 역학 연구를 통해 근대 물리학 발전에 기여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옹호하여 1616년 2월26일 교황청 종교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고, 350여 년이 지나 1966년 교황청에 의해 공식 복권됐다. 교황청이 갈릴레이를 공식 복권시키기까지는 350여 년이 걸렸다. 1992년 특별위원회가 교황청 과학원 회의에 최종 보고 후, 종교개혁 기념일인 10월 31일자로 갈릴레이는 교회에서 복권됐다. 갈릴레이의 이름은 천문학과 물리학에서 상징적 아이콘이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만들어 처음으로 달의 표면을 보고 그것을 사진으로 만들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속임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망원경의 발명으로 인하여 인간은 거대한 우주의 실상을 점점 더 깊숙이 알게 되었다. 그 후 현미경의 발명으로 이제 거대한 우주뿐 만 아니라 초미의 세계까지 이해하게 되었다. 더구나 원자핵의 내부를 조사하는 거대한 가속기의 발명으로 말미암아 초극미의 세계와 원자의 파동과 입자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양자역학의 세계와, 불경에서 말하는 찰나의 순간보다 더 짧은 세계까지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러니 돌이켜 보면, 이들의 눈부신 과학의 성과들은 인간의 실생활과는 거의 무관하게 동떨어진 것들이다. 평상시의 인간생활에서 다루어지는 대상들의 크기는 기껏 1/1,000 m에서 수 천km 까지 범위이고 시간도 1초에서 100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철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탈레스가 밤하늘을 보고 걷다가 시궁창에 빠진 것을 본 노파는 자기 발밑도 못 보는 주제에 하늘의 일을 알려고 한다고 빈정거렸다고 한다. 지금의 과학기술의 발전도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그 노파의 빈정거림을 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호기심과 우주에 대한 동경은 끝이 없어 더 미세한 것을 찾음으로 더 광대한 우주를 탐험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수백만 광년이나 떨어진 우주의 신비에 도전하는 도구를 만들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은 인간의 현실생활의 범위에서조차 일어나는 대부분의 현상에 대하여 충분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위로 올라갔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러 미묘하게 좌우로 흔들리면서 천천히 퍼져나가는 담배연기를 보노라면 마치 붓놀림이 변덕스러운 추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런 과정을 수학자들은 운동의 방정식으로 만들어 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과정을 수식으로 나타낼 수가 없다. 화재 현장에서 타고 있는 불꽃을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화재의 진압도 그 해답을 쉽게 낼 수 있으련만 유감스럽게도 아직은 그 방정식조차 만들 수 없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의 현상을 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 해답을 대부분이 찾을 수 없어서 우리는 근사해라는 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알고 보면,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도저히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수수께끼들로 가득 차 있다. 담배연기가 그렇게 흩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결함이 없어 보였던 비행기의 갑작스러운 추락의 이유는 무엇인가? 추락하는 자동차의 사고 경위에 대한 과학적인 해답은 무엇인가? 군중들의 폭동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일기의 변화와 자연재해는 왜 일어나는가?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일들의 자세한 이유를 모르고 있다. 그저 그럴 것이다! 라는 추측을 가지고 이것이 해답일 것이라는 추정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의 내면을 보면 더 많은 의문이 생긴다. 예를 들면, 인간의 뇌는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처음에는 백지장같이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어린아이의 뇌는 어떻게 학습하여 그 많은 정보를 축적해 나가는가? 왜 감정을 자극하면 눈물이 나는가? 등등 얼마나 많은 문제들이 우리 앞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이 모여 사람의 두뇌로는 그 결과에 대한 분석조차 불가능한 미묘하고 복잡한 현상들을 이제는 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통하여 분석하게 되었다. 컴퓨터는 복잡하고 당혹스러운 현상들을 수로서 분석하는 말하자면, 새로운 시대의 현미경과 같은 것이다. 컴퓨터의 특징은 어떤 현상이든지 그것들을 수치화하여 그림으로 그려내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복잡한 현상들은 일차원적인 단순한 인과 관계로는 표현할 수 없다. 더구나 자연현상에는 많고 많은 복잡한 관계들이 얽히고 섞여있기 때문에 선형(일차함수)로는 도저히 설명할 재간이 없다. 어느 시인이 노래한 대로 인생은 일차함수(선형)로 풀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을 일차함수로 해결할 수 없는 것처럼 실존하는 자연의 대상을 유한번의 자와 컴퍼스의 사용만으로 는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는 거대한 우주나 초미의 세계의 대부분은 컴퓨터의 도움 없이는 그 이미지마저 상상하기 어렵다. 이런 대상을 연구하는 새로운 기하학은 컴퓨터의 도움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수학이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하학은 이제까지 별로 가치를 못 느꼈던 무한의 개념을 오히려 본질적인 수단으로 삼는 무한의 기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수천 년 동안 잠자던 유클리드 시대의 기하학의 새로운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이름하여 프랙털 기하학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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