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함께 경기했던 동료들이 K리그로 돌아와 운동장에서 같이 뛰어보고 싶다."(인천 유나이티드 김남일 선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김남일(35)과 설기현(33·이상 인천)이 안정환(36)과 송종국(33) 등 아직까지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한 동료들에게 K리그 복귀를 요청했다.
김남일과 설기현은 24일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에 공식 입단하며 2012시즌 K리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국내외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두 선수는 처음으로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며 본격적인 승강제 도입을 앞둔 K리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됐다.
한국의 월드컵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던 허정무(57) 감독과의 인연으로 인천에 입단하게 됐다는 두 선수는 오랜 해외 경험 끝에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K리그에서 장식하겠다는 열의에 불타올랐다.
인천 출신의 김남일은 "예전만큼의 좋은 몸 상태는 아니지만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의 김남일은 잊어주셨으면 좋겠다. 이제는 어린 선수들이 주연이 될 수 있도록 이들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되겠다"고 K리그 복귀 소감을 밝혔다.
포항과 울산을 거쳐 자신의 세 번째 K리그 소속팀에서 활약하게 된 설기현 역시 "비록 인천이 우승을 다툴 수 있는 팀은 아니지만 남일이 형과 내가 가진 경험을 잘 살려 노력한다면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10년 전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그 때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남일과 설기현을 비롯해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던 2002년 한일월드컵의 주역들은 어느덧 30대가 넘은 베테랑이 됐다.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5·밴쿠버) 등 일부는 여전히 해외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지만30대 중반이 가까워진 여러 명은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서 은퇴 기로에 놓여있다.
이 가운데 설기현과 김남일 역시 새로운 소속팀 찾기에 어려움을 겪다 허정무 감독과의 인연을 통해 인천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안정환과 송종국은 새로운 팀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까지 K리그에서 활약한 뒤 일본과 러시아를 거쳐 다시 K리그로 돌아온 김남일은 "아직까지 소속 팀을 찾지 못한 안정환과 송종국이 축구 팬을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K리그로 돌아와 운동장에서 같이 한번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설기현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에 함께 경기했던 선수들이 얼른 K리그에서 새 팀을 찾았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맞는 좋은 팀을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