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복귀전 골, 박주영 또 밀려
앙리 복귀전 골, 박주영 또 밀려
  • 관리자
  • 승인 2012.01.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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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7·아스널)에게 상상도 하기 싫었던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2개월 단기 임대로 친정팀에 복귀한 티에리 앙리가 자신의 복귀전에서 멋지게 골을 넣어버렸다. 이 장면을 박주영은 쓸쓸히 벤치에 앉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박주영은 1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2부리그)와의 2011-2012시즌 잉글랜드 FA컵 64강전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예정대로 로빈 판 페르시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을 앞둔 마루앙 샤막이 유망주 알렉스 옥슬레이드 챔벌레인과 함께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었다. 0-0의 균형이 계속된 후반 22분 옥슬레이드 챔벌레인과 샤막이 동시에 빠졌지만 아르센 웽거 감독의 선택은 부상에서 최근 복귀한 시오 월콧과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는 앙리였다.

앙리는 자신을 향한 웽거 감독의 믿음에 골로 보답했다.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낸 앙리는 알렉스 송의 패스를 오른발로 감아 차 상대의 골 망을 시원하게 흔들어 아스널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칼링컵에서 나온 박주영의 잉글랜드 데뷔골 장면과 상당히 유사했다.

4년6개월여 만의 아스널 복귀전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결승골을 선보인 앙리는 경기 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저 놀라울 뿐이다.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중요했고 이 기회를 살려야 했다"고 자신의 골을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앙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번의 슈팅 기회를 결승골로 연결하는 뛰어난 골 결정력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앙리의 투입으로 승리를 가져온 웽거 감독 역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웽거 감독은 "앙리의 복귀에 모두가 행복해 하고 있다. 자신의 수준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기뻐했다.

앙리의 멋진 복귀 골이 웽거 감독과 아스널에게는 기뻐할 일이지만 박주영에게는 현실이 되지 않길 바라던 것이었다. 앙리의 골을 기뻐할 수 없었다. 아스널의 살아있는 전설과도 같은 앙리의 큰 존재감으로 인해 출전이 예상됐던 박주영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샤막과 제르비뉴가 나란히 아스널을 떠나 있을 1월이 박주영에게는 최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앙리의 합류로 이 마저 무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앙리는 아스널의 유니폼을 다시 입은 첫 경기부터 결승골을 뽑고 감독과 팬의 열렬한 지지를 다시 확인했다.

고된 일정의 '박싱데이'도 끝났다는 점에서 박주영에게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아스널 유니폼이 현 상황에서는 박주영 본인은 물론 한국 축구대표팀에 악영향이 되고 있다.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박주영이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는 것보다 직접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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