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故노무현 보며 정치하기 겁났다"
문재인, "故노무현 보며 정치하기 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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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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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보며 정치가 참 무섭고 겁났다”고 털어놨다.

문 이사장은 9일 방송된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해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30년 인연을 전했다.

생애 첫 토크쇼에 출연한 문 이사장은 “근래에 정치에 나서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정치는 저와 너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쭉 정치하는 것을 지켜보며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정치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어렵고, 굉장히 많은 고초와 고통이 따르는 일이라 참 무섭고 겁났다. 노 대통령도 거기에 꺾긴 셈이니 제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사법고시 합격 후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 부산에 갔다가 노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는 문 이사장은 “지금까지 만났던 법조인 선배들은 권위적이랄까 엘리트 의식이 있었다. 근데 그 분은 그런 게 전혀 없고, 소탈하고, 나하고 같은 ‘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대면에서 뜻이 맞아 바로 동업하기로 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노 대통령 당선 후 청와대 비서실장 자리를 고사했던 문 이사장은 “정치적으로 나는 문외한이었다. 당시 노 대통령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면 책임져야할 것 아니냐’고 말씀하셔서 가게 됐다. 그리고 두 번을 그만뒀다. 당에서 총선에 출마하라는 압력 때문에. 그만두고 네팔로 여행을 갔는데 아침에 호텔에서 노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발의됐다는 기사를 보고 바로 귀국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나서던 날을 회상하며 문 이사장은 “허탈감이나 안타까움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해방감이 있었다. 이제부터 신문 TV뉴스 안봐도 되니”라는 말로 당시 고충을 털어놨다.

2009년 5월 23일. 노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처음 접했던 그는 “새벽에 봉하마을로 부터 전화가 왔다. 그 시간에 전화를 받는다는 게 순간적으로 불길하더라. 가슴이 철렁했다. 몇 달 만에(비자금 수사 시작 후) 첫 산행이었다. 그 새벽에 봉하산에 올라갔다는 자체가 심상치 않았고, 떨어졌다는 말에 가슴이 쿵쾅쿵쾅했다”고 당시 놀랐던 심경을 전했다.

이어 “첫 날에는 눈물이 안났다. 가슴이 찢어지는데 눈물이 안나더라. 그 순간에도 제가 결정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그 후에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났다. 지금도 혼자 있을 때는 문득 생각이 난다. 사소한 질문 하나를 받아도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 대통령이 서거하지 않으셨다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문 이사장은 그럼에도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만큼 지금 상황이 절박하다고 생각한다. 이 정부 들어서서 전부 다 무너졌다. 이런 정부가 계속되면, 우리나라가 절단날 것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절실하고 절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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