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한우농가의 처절한 절규 (하)
도내한우농가의 처절한 절규 (하)
  • 배청수기자
  • 승인 2012.01.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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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이 없어 사육하던 소들이 굶어 죽은 것을 보면서 소도 울고 이를 키우던 사람도 울어야 했던 순창군 순창읍 소재 한우농 A씨(65)의 애잔했던 사연이, 국내 한우산업의 위기감을 단적으로 표현하게 되면서 그동안 다소 미온적이었던 중앙정부나 지자체들의 관심을 이끌어 냄과 동시에 종합타개책을 마련하는 일대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이번 소값 폭락의 원인을 늘어난 한우 사육두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자연도태를 포함, 총 40여만마리의 소를 도태시키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암소 도태에 참여하는 농가에 마리당 30∼50만원 까지의 장려금을 지급해 50만마리 이상 과잉 사육되고 있는 한우를 조절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전북도 역시 도내 한우산업의 벼랑 끝 위기감을 타개하기 위해 김완주 도지사가 직접 나섰다. 지난 2일 새해 첫 현장방문으로 육우 10여마리가 굶어 죽은 순창군 순창읍 소재 A씨 농가를 방문한데 이어 9일 오후 4시에는 완주군 고산농협에서 한우협회 전북도지회 관계자들과 만나 소값 안정을 위한 긴급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완주 지사는 이 자리에서 도내 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풀사료(조사료) 생산장려금 지급과 사료배합기 지원, 농수산발전기금 조성, 그리고 친환경축산물 지원 등 총 8개사업에 786억원의 예산투입을 약속하면서 “구제역을 막은 것 처럼 한우산업의 위기 역시 이겨내보자”고 주문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농·축산 전문가들은 중앙정부나 전북도 등 지자체에서 발표하고 있는 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일정기간 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곡물이나 채소, 그리고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의 농·축산업과 관련된 가격파동을 막기에 부족함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쌀값이 오르면 벼 농가에, 그리고 고추값이 오르면 고추농가에, 소값이 폭락하면 한우농가에 황급히 달려가는 근시안적인 농·축산 정책이 달라지지 않는 한 똑같은 사태를 되풀이 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축산 전문가들은, 중앙정부나 지자체들이 주관하면서 농·축산 부문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생산 및 유통 전문출연기관의 탄생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북지역에 지자체나 농·축협 등에서 운영하는 축산물공판장 하나 없는 현실에서 한우의 사육두수와 시장유통 등을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전북도 차원의 전문출연기관을 탄생시켜, 지역 농가와 농·특산물의 생산 및 유통, 그리고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한 다는 것이다.

물론 도내에 농·축산 관련기관들은 많다. 농수산물의 수급조절을 담당하는 농산물유통공사에서 부터 농·축산물의 생산 및 유통을 지원하는 농협과 농 관련 각급 기관들이 주변 곳곳에서 눈에 띠고 있다.

허나, 이들 농·축산 관련기관들을 하나로 묶어 농·축산인들에게 생산에서 유통 까지 일률적인 조언에 나설수 있는 전문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농·축산 전문가들은 바로 이같은 헛점을 꼬집고 있다.

도내 한 축산유통전문가는 “소고기 좀 많이 먹고, 소 사육두수를 줄이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동일한 사태가 재발될 것이다”면서 “농·축산 전문출연기관을 발족시켜 사육에서 유통까지 조절해 나갈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대처방안이 아쉬운 실정이다”고 밝히고 있다.

배청수기자 bscae@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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