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라북도 ‘삶의 질’ 플랜의 의미
2012년 전라북도 ‘삶의 질’ 플랜의 의미
  • 원도연
  • 승인 2012.01.0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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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전북도정의 핵심방향으로 ‘삶의 질’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동안 민선 5기 전라북도가 일자리, 민생, 새만금이라는 3대 아젠다를 중심으로 도정을 구성해왔다면, 여기에 ‘삶의 질’이 새로운 아젠다로 추가된 셈이다.

전라북도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은 지난해 포스트 새만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새만금사업이 20여 년을 지나면서 내부개발의 단계로 들어갔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새만금 외에 다른 발전전략과 비전에 대한 도민적 요구가 있다는 점에서 ‘포스트 새만금’의 고민은 출발했다.

‘포스트 새만금’에 대한 고민이 처음 시작될 때의 질문은 새만금 이후 전북을 이끌 대형국책사업은 무엇 인가였다. 그러나 이 질문은 포스트 새만금에 대한 고민과 토론이 깊어지면서 두 가지 문제로 전환되었다. 첫 번째는 과연 21세기의 한국사회에 새만금과 같은 대형국책사업이 가능한 것일까, 두 번째는 앞으로 10-20년 후 한국사회에서 진정한 지역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다.

사회적 약자에게 최소한 생활수준 보장

첫 번째 질문은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개발중심주의에 대한 평가와 전망과 관련되었다. 지난 수십 년간 전세계를 지배해왔던 개발의 패러다임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으며, 개발과 성장이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제기가 여기에 있었다.

그렇다면, 전북은 이제 앞으로 어떤 발전목표와 비전을 가져야 할 것인가가 두 번째 질문이었다. 이미 새만금이라는 거대한 개발 프로젝트가 준비되어 있고 성장동력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런 경제적 성장과 함께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 집중적으로 토론되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제기된 것이 바로 ‘삶의 질’ 플랜이었다. 본래 삶의 질이란 대단히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이다. 가장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안정을 위한 일자리 문제부터 사회적 약자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주는 것까지 넓고도 깊은 개념의 스펙트럼이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로 경제적 삶, 건강한 삶, 안전한 삶, 편리한 삶, 쾌적한 삶, 안정된 삶, 즐기는 삶의 일곱 가지 지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전라북도가 그동안 주력해온 민생과 일자리는 경제적 삶과 건강한 삶에 해당하고, 편리한 삶이나 쾌적한 삶은 사회기반시설이나 환경문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귀농귀촌세대 전북으로 끌어들이는 정책

그런 점에서 전라북도가 이번에 제시한 ‘삶의 질’은 건강한 삶, 안정된 삶, 즐기는 삶의 지표와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건강한 삶을 구성하는 것은 보건의료, 건강과 관리 등이고, 안정된 삶은 교육과 사회보장, 노후보장이며 즐기는 삶은 문화와 여가, 사회적 관계와 참여의 문제들이다.

삶의 질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의 행복이다. 경제적 삶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복이 있을 수 없지만, 경제적 만족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행복의 지표도 있다. 과거의 산업사회가 소수의 부유층을 꼭대기에 둔 높은 성장과 다소비 중심의 사회라면, 미래사회는 적게 소비하면서 더 많은 사람의 행복을 추구하는 질적인 삶으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질적인 성장, 행복의 패러다임이 중시되는 지역이 미래의 도시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더구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전북은 귀농 귀촌의 메카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첨단산업의 고급인력과 귀농귀촌 세대를 전북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적 방향 역시 삶의 질 플랜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전라북도의 삶의 질 플랜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근대화에서 뒤처진 전라북도가 새로운 발전의 패러다임으로 가장 먼저 들어가는 선두에 설 수 있는가를 가름하는 또 다른 도전과 과제가 전라북도의 앞에 놓여져 있다.

원도연<전북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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