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후속작업 선행
슬로시티 후속작업 선행
  • 장정철기자
  • 승인 2011.12.2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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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삶’으로 대표되는 슬로시티.

슬로시티는 유유자적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이다.

지난 1986년 패스트푸드에 반대해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을 삶으로 확대한 개념으로, 전통과 자연생태를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해 나가는 도시라는 뜻이다.

이 운동은 이탈리아의 소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ti)의 시장 파울로 사투르니니가 창안하여 슬로푸드운동을 펼치던 1999년 10월 포시타노를 비롯한 4개의 작은 도시 시장들과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유럽 곳곳에 확산되기 시작했고, 현재 한국을 포함해 세계 20여개국 120여 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현재 슬로시티 가입조건은 인구가 5만 명 이하의 소도시로 도시와 주변 환경을 고려한 환경정책 실시, 유기농 식품의 생산과 소비, 전통 음식과 문화 보존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 사항을 보면 친환경적 에너지 개발, 차량통행 제한, 자전거 이용, 나무 심기, 패스트푸드 추방 등의 생활실천이다.

아시아 최초로 전남 신안 증도가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을 필두로 전남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마을, 장흥군 유치면, 완도군 청산도, 경남 하동군 악양면(차 재배지로서 세계 최초), 충남 예산군, 전주 한옥마을 일원, 남양주시 조안면 등 8곳이 슬로시티로 현재 지정되어 있다.

전북도 역시 슬로시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삶의 질 향상과 지역자립을 위한 슬로시티를 또 하나의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지역단위 슬로시티 구축을 위한 정책방향으로 검토한다.

전북발전연구원은 최근 이슈브리핑을 통해 우선 슬로시티는 국제 슬로시티 기준으로 나아가는 준 슬로시티의 성격에서 출발해 실천 가능한 영역 다시 말해 도내 읍면 단위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현재 양적인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속도사회에서 상승적 가치만 추구하고 있어 단순한 양적경제의 확대만이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닌 삶의 질, 공동체, 지역자립을 고려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전북도의 슬로시티 정책은 우선 ▲슬로푸드(좋고 깨끗한 먹거리의 실천) ▲슬로산업(지역에 뿌리를 둔 농업과 지역연고산업) ▲슬로투어(소비되지 않는 농촌관광) ▲농촌경관(농산촌 어메니티의 보전) ▲슬로공동체(참여와 협력으로 만드는 커뮤니티) 등이 주요 골자다.

지역단위 슬로시티 구축을 위해 ▲슬로시티 인증을 지향하되 단계적인 정책접근과 확산전략 ▲슬로시티 내용과 관련한 기존 사업을 재분류하고 리뉴얼하는 방식 ▲지역현장의 자생적 활성화 사례를 도차원의 사업으로 확대하는 정책화 ▲도차원의 전담부서 신설과 민간 추진위원회 구성을 통한 실행체계 구축 ▲슬로시티로 상징되는 ‘삶의 질이 높아 살기 좋은 전북도’를 지역 이미지로 구축하는 것을 정책적 과제로 제안했다.

전주시는 한옥마을의 슬로시티 지정을 계기로 가장 한국적인 도심형 국제슬로시티로 조성하기위한 실행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제슬로시티 한옥마을 명소화와 슬로시티 가치창출을 위해 슬로시티 명소화 기반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슬로시티 홍보마케팅 전략을 수립, 한국적 슬로시티 가치 창출을 통한 전주 도시 관광활성화에 적극 나선다.

이에 따라 국제슬로시티 한옥마을 명소화를 위해 올해 안에 오목대와 남천교, 한옥마을 주차장, 경기전 등 한옥마을 4개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국제슬로시티 표지판과 설명판을 설치한다.

또 전주한옥마을이 국제슬로시티 지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배너와 슬로시티 달팽이 로고가 담긴 보행자 표지판을 확충하는 등 국제슬로시티 명소화 기반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내년에는 국제슬로시티연맹에 가입된 세계 주요 도시의 위치를 표시하는 표지판을 한옥마을을 비롯해 역과 터미널 등에 설치하고, 골목길 빈 공간 등에도 국제슬로시티 안내판을 통한 감성마케팅을 실천한다.

특히 슬로시티에 관한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홍보를 위해 슬로투어 골목길 프로젝트를 추진, 한옥마을 주요 골목길을 한지길, 숨길, 선비길, 사랑길, 바람길, 꿈 길, 추억길 등 테마형 골목길 코스로 만들어 해설사와 함께 맞춤형 정기 슬로투어를 실시한다.

<인터뷰>
최락기 전주시 한스타일관광과장

한옥마을은 도심형 국제슬로시티로, 국제슬로시티연맹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국제슬로시티 명소화를 위한 기반 구축 및 홍보마케팅 강화를 통해 한국적 슬로시티 가치를 창출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슬로시티는 지역 고유의 자원과 문화, 주민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바탕위에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지역 만들기의 방식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슬로시티는 지역주민의 참여로 만드는 자립형 경제활동 구조인 것입니다.

최근 한옥마을 일원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세탁소가 문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동서학동 한옥마을 인근에 공동세탁소(99㎡)가 문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는데 세탁기와 탈수기 등 세탁설비가 갖춰졌습니다.

매일 수거와 공동세탁을 통해 숙박관광객들에게 쾌적한 침구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 한옥마을 숙박시설의 침구류 표준화와 노후침구류 교체 등도 추진해 한옥마을 숙박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주민과 함께 공동세탁소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주변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정에 대한 세탁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한옥마을이 세계 최초로 대도시 지역의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만큼 다른 지역과의 비교검토를 통해 차별화된 전주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 및 관광자원, 전통음식 등 지역 정체성을 활용한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국제적 위상과 도시 브랜드를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그래서 슬로시티는 속도사회에 대한 반성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기 위한 대안적 지역발전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장정철기자 jang@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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