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시인의 '타지마할의 눈물'
김영진 시인의 '타지마할의 눈물'
  • 송민애기자
  • 승인 2011.12.1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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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시인의 시는 활달하면서도 미세하다. 빚진 것 없이 자유롭고 활력이 넘치는 시상의 전개와 세밀하면서도 오밀한 시어의 조화로운 버무림. 바로 김 시인 만이 지닌 개성이자 강점이다.

그가 ‘주님찾기(1997)’, ‘내 마음의 수채화(2000)’, ‘나무들이 사는 마을(2003)’에 이어 네 번째 시집 ‘타지마할의 눈물(태학사)’을 펴냈다. 총 5부로 구성된 100여 편의 시들은 인간의 절대적 존재감, 생명의 존엄성, 평등과 무애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파괴되어 가는 생태환경을 통해 사회 부조리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건강성의 회복을 외치고 있다.

“만수산드렁칡이 얽혀지듯/ 남과 북이 섞어지고/ 북과 남이 얽혀지고/ 경상도와 전라도가 섞어지고/ 잘난 놈과 못난 놈이 얽혀지고/ 네 캉 내 캉 할 것 없이/ 보리밥 열무김치 고추장에 뒤섞여/ 맛을 내는 독한 매운 맛으로/ 비벼지고 싶다, 섞여지고 싶다” - 「처용가 중에서」 -

시인은 남과 북 그리고 동과 서라는 풀리지 않는 응어리를 “보리밥 열무김치 고추장에 뒤섞음”으로써 “남과 북이 섞어지고/ 북과 남이 얽혀지고/ 경상도와 전라도가 섞어지고/ 잘난 놈과 못난 놈이 얽혀지”는 화합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즉, 지역과 나라의 이념논쟁과 사회의 부조리를 넘어선 평등·무애의 세계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활달한 시상의 전개와 집중력으로 에돌아가지 않고 거침없이 직진으로 시에 빠져들게 한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섬세한 묘사력을 바탕으로 불신과 반목 그리고 질시로 차갑게 식어가는 마음들을 인간적인 신뢰 회복과 따뜻한 인간애로 그려내고 있다.

이지엽 경기대학교 교수는 “김영진 시인이 이 시집을 통해 하해(夏海)로 나가기 위해 상당히 너른 품을 보여주었다고 판단된다”며 “앞으로의 과제는 이제 이 평등 무애의 세계를 지향하는 정신을 어떻게 보다 구체화하고 실현시키느냐에 대한 답을 시적 성찰로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고 평했다.

전북 익산 출생의 시인은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11년 목포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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