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Chance)와 변화(Change)
기회(Chance)와 변화(Change)
  • 김복현
  • 승인 2011.12.14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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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2011년이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있다.

그 뒤안길로 가기가 그렇게도 힘들고 험한지 요즘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오늘의 사회를 뒷받침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와 제도가 무시당하는 풍조가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느 시대 어느 사회나 정도에서 벗어나는 사례가 있었지만 기본 제도권을 온통 뒤흔들어 변화를 일으키지는 안 했다. 그런데 요즘은 링 안에서 권투 경기를 하는 선수보다 링 밖에 있는 사람들이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다 보니 우리 사회의 중심축이 크게 흔들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생각해야 하는 대명제가 있음에도 대한민국은 대한민국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으며, 우리의 정치권은 정치가 실종된 채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칫상도 마련치 못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사회의 큰 줄기인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분열된 채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백년대계의 요람이 되어야 하는 교육현장에서도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정상이 아닌 교육으로 가고 있으며, 국가존재의 기준인 법을 집행하는 법조계를 보면 검· 판사는 검· 판사의 직책을 잊고 있다. 또한,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을 보아도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그리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최근 한미 FTA를 놓고도 어느 국민은 애국자요, 어느 국민은 매국노라고 하는 이분법적 논리로 국론분열이 심화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기본이 되고 있는 각종 제도와 제도권이 뒤흔들려 사회가치 기준이 상실되어가는 오늘이다. 다시 중심을 잡아야 한다. 특히 국민의 대표라고 지칭되는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기이한 현상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기에 우리 사회가 주객이 뒤바뀐 착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근자에 와서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것처럼 변하여,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가치와 제도가 무너지는 변화가 눈앞에 전개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사회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숱한 어려운 고비를 넘고 넘어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 뉴스를 듣고 세계인이 부러워하고 있는데도 제도권에서는 반기는 기색을 보일 겨를도 없는 것 같다. 왜 그럴까? 나라를 생각하는 힘이 다 소진되어서일까? 오늘의 우리나라는 기업인과 함께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가 있고, 제도권에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으며, 나라의 희망인 젊은 청년들이 있다. 문제는 이 젊은 청년들이 활기가 넘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제도권에 식상해 있다. 청년들을 이해해주고 이끌어주는 제도가 있음에도 이끌어주지 못하고 있으니 급변하는 문명 문화의 변화 앞에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지 오랜 이들 청년들이다.

그러다 보니 꿈이 사라진 청년들이 갈 길을 찾은 곳이 비 제도권이라는 것이다.

서글픈 현실이다. 과거에는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다 보면 그래도 인생 역전이라는 기회가 보이기도 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 이들 청년들에게는 허탈과 분노가 그 자리에 자리 잡고 있기에 제도권을 미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과거에 신분 상승과 출세의 길이라고 했던 법조계진출도 지금은 무척 어렵다고 하며 대학을 나와 직장을 구한다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그러하니 눈높이를 낮추라고 제도권은 말한다. 그러나 이들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 질대로 높아졌는데 눈높이를 낮추라고 강요하는 것은 현실감각에 맞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나 기회(Chance)와 변화(Change)가 있다는 사실이다. 기회라는 밧줄을 타고 자신의 미래를 변화시킬 때까지 힘을 길러야 한다. 힘을 기른다는 것은 기회가 다가온다는 의미이고 그 기회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바로 오늘날의 변화 물결처럼…

또한,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현상 그리고 세계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기회를 잡지 않으면 우리에게 밝은 변화의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마냥 반복되는 고위층의 비리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으며, 제도권의 실망한 모습에 분노만 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 우리 모두가 기회와 변화의 조화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추운 겨울에 훈훈한 소식이 활력소가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는 다시 떠오르는 내일의 태양이 있다.

김복현<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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