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정 홍윤주 장애부부의 뜻깊은 기부
김규정 홍윤주 장애부부의 뜻깊은 기부
  • 김상기기자
  • 승인 2011.12.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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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정(왼쪽), 홍윤주 부부
“우리 아이가 커서 사람 말을 이해할 정도가 되면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내가 아무리 어렵게 살아도,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요.”

중증장애를 안고 사는 장애인부부가 해마다 생활비를 모아 기부활동에 나서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한 달에 1만2천씩 꼬박꼬박 1년 동안 모은 14만4천원, 그리고 21개월 된 아이의 용돈 1만6천650원까지 포함한 총 16만1천650원을 지난 2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전주시 인후동 소재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에서 자립생활교육 상담국장으로 근무하는 김규정(33)씨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 김씨는 뇌병변1급의 중증장애인이고, 아내 홍윤주(29)씨 역시 지체장애2급이다.

이들 부부가 기부를 시작한 건 지난 2009년, 아내 윤주씨가 임신을 하면서부터다. “빠듯하게 살면서 기부까지 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기부라는 것은 마음이지 금액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1천 원씩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본거죠. 베푼 만큼 되돌아온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식이든지요. 예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제 우리의 아이까지 생기고 보니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겠다 싶어 기부를 시작했어요.”

이들 부부는 장애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장애인들은 대부분이 받는 데만 익숙해져 있어요. 남을 배려하거나 베푸는 것을 어색해하는 분이 많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장애인들이 베푸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의 작은 기부가 다른 장애인들도 기부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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