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평등사회의 열쇠
미래 성장동력 육성과 평등사회의 열쇠
  • 임정엽
  • 승인 2011.11.2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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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호향(互鄕)이란 곳에서 사는 한 아이가 공자(孔子)를 찾아와 가르침을 요청했다. 이에 공자의 제자들은 그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했다. 아이의 출신지가 풍기가 문란하고 천한 직업의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해서다.

그러나 공자는 그 아이를 맞아 그가 묻는 말에 친절히 대답해줬다. 제자들이 공자의 이러한 태도를 보고 의아해 하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깨끗한 마음으로 찾아오면 그 마음만을 받아들이면 됐지, 그 사람의 과거와 행동까지 따질 것이 있느냐."

공자는 제자들의 차별의식을 안타까워했다. 배움에 있어서 공자의 이러한 평등의식은 논어(論語) 위영공편(衛靈公篇)의 ‘유교무류(有敎無類)’로 압축된다.

공자는 교육을 통해 모두 평등하며, 배움이 곧 경쟁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친서민 행정이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이중 몇 년 전부터 국가적 화두였던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 점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싼 등록금 때문에 소중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것은 학생 개인의 문제를 떠나 국가적인 비극이나 다름없다. 학업 포기는 더 큰 꿈의 실현을 차단함으로써,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고착화시킨다.

그래서 보편적인 교육과 복지는 개인과 국가의 밝은 미래를 위해 꼭 실현돼야 할 시대적 과제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모든 문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은 2천5백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또한, 정치인과 자치단체장, 교육가들이 명심해야 할 명제이기도 하며, 어쩌면 박원순 시장은 근본적인 것을 실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 년 전만 해도 완주군 내 학생들은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학교는 수업이 끝나면 문을 닫아버리고 주변에 변변한 학원이 없어서다. 일부 학생은 여의치 않은 가정 형편 탓에 과외는 언감생심이기도 했다. 당연히 도시권 학생들과의 성적 격차는 커졌다. 시골 학교는 폐교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지금 완주군의 교육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초등학생의 학력신장은 전국 상위 수준이고, 남관초와 이성초 등 많은 초중학교가 늘어나는 학생들로 생기가 돌고 있다. 중학생의 일반계고 진학률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돌아오는 학교’로의 전환은 활력 넘치는 농촌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아마도 학생들의 노력, 교육당국의 열정, 그리고 자치단체의 역할이 삼위일체 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완주군의 끊임없는 관심과 대폭적인 투자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완주군이 교육분야에 투자한 예산은 113억원이다. 7억원에 불과했던 민선4기 초기에 비해 무려 1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저소득층 자녀 통학교통비·교복구입비·수학여행비 지원, 어린이 보호구역 개선사업, 방과후학교 중국어강사 및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지원, 원어민 외국어 방학캠프 운영 등의 사업이 추진됐다. 관내 초중고교생 전원에게는 무상급식 및 친환경 쌀이 지원되고 있다.

2012년에도 본 예산에만 96억원을 편성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사업발굴, 공모사업 선정 등이 더해져 120억원을 상회할 것이다.

교육이 또다른 차별화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다. 공자의 말대로 교육은 평등사회로 가는 중요한 방책이며, 이를 통해 지역과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미 완주군은 미래 성장동력의 양성과 평등사회 구현을 열쇠로 교육을 선택했다.

임정엽<완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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