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관심이 농업의 미래다
국민의 관심이 농업의 미래다
  • 서삼석
  • 승인 2011.11.20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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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잘 어우러진 농촌이 아름다워 오래도록 붙잡아 두고 싶지만, 시샘하듯 서둘러 핀 국화가 새로운 계절(季節)을 준비하라고 재촉하고 있어 더 이상 붙잡을 수가 없다. 찬 서리를 맞고 여윈 몸을 분주히 놀려가며 못다 한 농작물 수확을 마치려는 농부의 애절(哀切)한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시린 기운만 남긴 채 서산을 넘어가는 가을이 야속하기만 하다.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다국적 기업농의 값싼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과 농어촌 경제를 위협(威脅)하는 등 우리 농어촌?농어업은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서로가 입장이 달라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많은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농어민, 농어민단체 등 생산자들은 유류대, 농자재, 농약대 등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수지타산(收支打算)이 맞지 않는다며 호소(呼訴)를 하고, 정부는 농산물 가격상승이 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서민들 삶을 어렵게 할 수 있어 선뜻 결정할 수 없는 형편(形便)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도 FTA 등 현안(懸案)을 놓고, 국가에 조금이라도 득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대화와 설득을 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방법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각계의 이런 주장은 정당한 이유가 있고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일방적 주장만으로 지금의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양보와 설득을 통해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고 우리 국민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어려움을 하루빨리 털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배추파동, 구제역이 발생해 평상시보다 몇 곱절을 주고 외국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와야만 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그 여파(餘波)가 경제 전반으로 이어져 좋지 않은 영향도 발생했지만, 국민에게 안전한 우리농산물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달게 해준 아주 소중한 교훈도 남겼다. 현재 선진국 중 식량자급률이 100%가 안 되는 국가는 거의 없으며, 국가마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식량자급율이 30%에 불과한 우리가 그들과 어깨를 동등(同等)이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선진기술을 배워 내일을 준비해야만 한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농어촌에 희망을 불어 넣어 살기 좋은 농어촌! 부자 농어촌! 돌아오는 농어촌을 만들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식생활이 바뀌어야 농촌이 산다.

쌀은 언제라도 사먹을 수 있다는 착각(錯覺)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지만, 보릿고개를 넘기고, 배를 굶주리는 등 숱한 고통을 참아가며, 후손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우리 부모들의 의지와 품종개량과 영농기술개발, 수리시설 현대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없었다면, 쌀의 자급자족(自給自足)은 아마도 꿈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픔과 고통을 감내(堪耐)하며 일궈낸 우리의 안전한 먹거리들이 식생활이 바뀌면서 요즘 푸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생각 없이 밀가루 음식을 선호하여 쌀 가격이 밀가루 가격보다 낮아지게 되는 사태를 맞이해 버렸으며, 이런 일 발생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豫想)하지 않았다. 더욱 마음 아픈 일은 우리 젊은이들 식생활이 밀가루음식과 패스트푸드에 너무도 빠르게 친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보면 몇십년 후에 누가 수입쌀을 안 먹는다고 장담을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우리 젊은이들이 선호(選好)하고 있는 그 음식들이 비만, 아토피, 고혈압, 당뇨 등 질병에 취약(脆弱)하다고 해 그들이 오히려 우리의 현미와 채소위주의 식생활을 배우려고 하는 이유를 심각하게 되새겨 봤으면 한다. 농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요가 있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농업?농촌문제를 그들만의 일로 간과(看過)하지 말고, 적극적 관심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헤아려야 하며, 농업인이 땀 흘려 가꾼 우리 농산물을 반드시 애용(愛用)했으면 한다. 그것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첫 걸음이며, 부강한 나라로 도약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농촌의 열악한 교육, 문화, 의료, 복지시설의 확충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농산물 개방에 따라 얻어진 이익은 농어촌에 환원될 수 있도록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김장을 담그기 위해 분주하다. 이웃에게 사랑도 전하고 농업인에게 희망이 전달될 수 있도록 올 김장은 평년보다 몇 포기라도 더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김치가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 농촌이 더욱 단단히 여물어 갈 것이다.

<서삼석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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