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월드컵예선에서 일본 꺾어
북한 월드컵예선에서 일본 꺾어
  • /노컷뉴스
  • 승인 2011.11.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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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는 의미가 없었다. 15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맞붙은 북한과 일본은 이날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최종예선 진출 여부가 결정된 터였다. 일본은 최종예선 티켓을 잡았고 북한은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 일찌감치 좌절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어 있는 양국 관계를 입증하듯 경기 시작 전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양팀이었다. 15일 오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일본의 경기 역시 월드컵 본선을 방불케 했다. 거친 몸싸움은 물론 그라운드 싸움으로 번질 뻔한 아슬아슬한 장면도 연출됐다.

일본이 북한 경기에 1.5군을 출격시켰다지만, 객관적인 전력만 보면 북한의 열세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인 일본은 아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반면, 북한(124위)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10승7무14패로 뒤져있었다.

하지만 일본 원정경기 패배를 비롯해 3차 예선에서 1승3패에 그치며 최종예선행에 실패한 북한으로서는 명예회복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더욱이 상대는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일본이었다.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을 치른 1989년 이후 22년만에 일본을 평앙으로 불러들여 경기한 북한은 김일성 경기장을 가득 채운 5만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앞세워 시작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유럽에서 활약중인 정대세(보쿰)와 박광룡(바젤)이 투톱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전반 6분만에 정대세의 아크 앞 터닝슛으로 일본을 위협한 북한은 예상과는 달리 경기의 주도권을 쥔 채 일본을 압박했다.

특히 북한은 전반 33분 정대세가 부상으로 박성철과 교체된 이후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전반에 북한이 올린 슈팅수는 무려 9개(유효슈팅 2). 일본은 2개(유효슈팅 1)에 불과했다.

수 차례 슈팅을 무위로 돌린 북한이 골망을 출렁인 것은 후반 5분이었다. 스위스 바젤에서 주전으로 활약중인 북한 대표팀의 신예 공격수 박광룡이 만들어냈다. 박광룡은 중원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아크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올렸고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쇄도한 박남철이 머리를 갖다 대며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북한은 후반 33분 정일관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동점골 찬스를 만들지 못한 일본은 후반 39분, 일본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위해 귀화한 재일교포 4세 이충성(히로시마)을 마지막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일본 J리그에서 맹활약중인 이충성은 최근의 상승세를 반영하듯 후반 42분 북한의 골망을 출렁였으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가 아쉬움을 낳았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1-0 리드를 지켜낸 북한은 5만여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제대로 면을 세웠다. 이로써 북한은 2승3패(승점 6)를 기록했고, 일본은 3차 예선 첫 패배를 기록하며 3승1무1패로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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