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새’는 이제 그만, ‘경관’으로 불러주세요
‘짭새’는 이제 그만, ‘경관’으로 불러주세요
  • 최영규기자
  • 승인 2011.11.04 15: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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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새는 ‘민중의 지팡이’를 부르던 은어다. 짭새라는 용어는 역사적으로 검증은 안됐지만 조선시대의 경찰서격인 포도청(捕盜廳)에 소속돼 도둑을 잡던 포졸(捕卒)에서 비롯됐다는 통설이 경찰관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잡다’라는 의미를 가진 포졸의 ‘포’(捕)와 마당쇠나 돌쇠처럼 남자를 뜻하는 접미사 ‘쇠’가 합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둑을 잡는 남자’라는 뜻의 ‘잡쇠’가 된소리를 내다 보니 ‘짭쇠’가 되었고 모음동화 현상이 겹쳐지면서 지금의 ‘짭새’로 변했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경찰관의 가장 낮은 계급을 뜻한 ‘순사’가 대표적인 경찰 표현이었다.

익산경찰서 이동민(39. 경무계) 경장이 4일 ‘짭새’나 ‘순사’ 등 경찰관을 비하하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경관’으로 불러 줄 것을 호소했다.

이 경장은 본보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우리나라는 경찰관을 일제시대의 잔재인 ‘순사’나 비하해 부르는 ‘짭새’ 등으로 부르는 것도 큰 문제”라며 “옛 말에 ‘귀하게 대하면 귀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국민의 지킴이’인 경찰을 국민들이 귀하게 부르고 아껴준다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심과 친절봉사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찰을 상징하는 새는 ‘짭새’가 아니라 ‘독수리’라고도 했다.

경찰관의 호칭이 권위주의적 계급 중심에서 시대적 흐름과 국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경관’으로 통일하고 참수리가 멋스러운 통일된 경찰장을 달았다.

물론 직급이 없는 경위 이하의 경찰관들에 제한된 것이지만, 국민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경찰관들의 대부분은 바로 이 ‘경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계급 중심의 경찰관 호칭은 국민들에게 오히려 권위적인 이미지에다 불편함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대였던 경찰관을 부르려고 해도 낯선 경찰관의 계급 때문에 “×순경”이라 불러야 할지 “×경사”로 불러야 할지 망설인 경험을 많이들 갖고 있을 것이다.

영국에서는 ‘바비’처럼 존경의 뜻을, 미국에서는 용감함을 뜻하는 ‘캅’ 등의 경찰관의 애칭이 있다. 이제 경찰이 ‘경관’이라는 호칭으로 국민에게 보다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가려고 한다.

과거 계급을 몰라 부르지 못했던 경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이젠 자신있게 “경관님”하고 어디 한번 불러보자, 아직도 ‘짭새’인지, 아닌지는 그때가서 볼 일이다.

익산=최영규기자 ygchoi@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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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명현 2014-05-03 05:57:41
민중의 지팡이로서 역할만 제대로 한다면 경찰을 비하하는 말은 저절로 없어질겁니다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존경받을 이유도 없구요
백명현 2014-05-03 05:57:40
민중의 지팡이로서 역할만 제대로 한다면 경찰을 비하하는 말은 저절로 없어질겁니다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존경받을 이유도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