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가꾸어 나갈 덕진공원과 건지산
시민들이 가꾸어 나갈 덕진공원과 건지산
  • 김진태
  • 승인 2011.11.03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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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자랑하는 완산 8경 중에는 덕진연못 연꽃의 아름다움도 포함된다. 과거 단오절에 덕진연못을 찾아 머리감고 목욕하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들었다는 얘기를 굳이 않더라도 덕진공원 주변과 건지산에 자리잡고 있던 낙락장송들의 풍경은 많은 사람의 추억과 기억 속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에도 덕진연못의 많은 연꽃이 만개할 즈음에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명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체계적이고 환경보존 관리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시민들이 즐겨찾기는 하지만 애정을 쏟아 적극적으로 보존하자는 참여와 노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다.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 필요

건지산에는 최명희 묘소주변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산책로들이 요소요소 자리잡고 있다. 문화적으로 의미 있고 생태경관적으로 아름답기에 즐겨찾는 시민들은 물론이고 처음 방문하는 시민들조차 전주에 이런 곳이 가깝게 있었던가 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리저리 아담하고 다양한 경관이 지점별, 계절별로 달라지는 풍경이나 분위기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절경에 필적할 만하다. 그러나 이처럼 의미 있는 장소가 점차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수용한계를 넘어선 탓에 산책로의 답압이나 세 굴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이 나서지 못하는 부분을 시민들이 나서서 해결하자는 취지의 모임이 지난 9월에 발족하였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자생적으로 결성된 ‘덕진공원·건지산명소화를 위한 시민모임’이 그것이다. 덕진연못을 비롯하여 건지산을 찾는 시민들은 대략 하루 천여 명은 능히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즐겨찾는 곳을 담당부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건지산의 생태를 관리하고 회복하는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주로 문화생태해설사모임이나 환경단체 그리고 지역주민과 정치인이 뜻을 모아 여러 가지 다양한 강의와 체험, 문화해설, 그리고 공연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건지산자연학교가 편백나무숲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 진행되는데 오가는 시민들이 보기에도 매우 의미 있고 흐뭇한 정경이다.

다양한 행사 진행되는 건지산 자연학교

주목할 점은 시민들의 건지산 보존 노력이 의외의 변수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식의 행사에 익숙한 일부 단체나 선심성 정책에서 탈피하지 못한 행정당국이 자칫 종합적이고 친환경적인 건지산생태공원 조성사업계획을 변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다. 많은 시민들이 찾는 곳에 자기 단체의 홍보를 위해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시설물을 임의로 설치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과다한 공사로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연생태적 요소들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사전에 파악하여 그 기능이 사라지거나 감소하는 것을 충분히 검토하고 감안하는 사전예방 조치가 아쉽다.

건지산이나 덕진공원은 전주시민들의 생활공간이며 홍보의 장이기도 하다. 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에게 전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생태를 홍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를 충분히 되새겨 시민들의 자발적 취지로 출발한 시민모임에 대한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 당국이 완산 8경을 그저 병풍 속의 기록이나 과거의 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시민이 앞서고 행정이 힘을 합해 전국적인 명소로 만드는 일에 모두의 뜻을 모아보자.

김진태<전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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