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슬로시티와 슬로푸드란 무엇인가?
<1>슬로시티와 슬로푸드란 무엇인가?
  • 장정철기자
  • 승인 2011.11.03 15: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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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항상 빠르고 편리하게 사는 것을 이상향으로 삼고 추구한다.

빠른 속도에 익숙해지다보면 어느새 주변의 자연스러운 것들은 하나 둘씩 파괴되고 우리의 기억속에서 점차 멀어져간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을 거부하고 자연에 좀 더 다가가려는 사람들. 조금 느리더라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곳이 바로 ‘슬로시티’다.

슬로시티는 단순히 우리가 보는 ‘느린 삶’만이 아닌 먹는 음식에도 영향을 끼쳐 음식 창의도시 나아가 ‘슬로푸드’를 만들어낸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이 올해 슬로시티를 지정받음에 따라 본보는 전주가 슬로시티의 세계화를 통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국내와 이탈리아 현지 취재 등을 통해 총 7차례에 걸쳐 소개할 예정이다.<편집자 주>

▲ 슬로시티의 핵심은 슬로푸드다. 이는 패스트푸드를 거부에서 출발한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한옥마을에서 지난달에 열린 전주비빔밥축제 모습. 전북도민일보 DB

<1>슬로시티와 슬로푸드란 무엇인가?

슬로시티의 유례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9년 이탈리아의 한 작은 소도시 ‘그레베 인 키안티’ 주민들은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널드의 도시 입점을 막았다.

서구식의 빠른 음식으로 대변되는 햄버거 체인의 입점을 막은 후 지역민들은 삶의 방식을 모두 ‘느리게’로 서서히 변화시켰다. 도시에서는 점차 백화점을 비롯한 쇼핑센터와 자동차를 찾아볼 수 없게 됐고, 대신 안정과 평화, 휴식, 자연의 삶이 찾아왔다.

차를 가지고 마을로 들어올 경우 통행증이 필요했고 사실상 마을 주민외에는 승용차를 가지고 마을 정상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공해와 문명의 이기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것이다.

현재는 전 세계 17개국 123개 도시가 ‘그레베 인 키안티’의 생각에 뜻을 같이하고 ‘느린 삶’의 미학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 같은 활동과 이념에 생각을 같이하고 슬로시티에 동참한 아시아 최초 국가다. 지난 2007년에 5개 지역을 시작으로 슬로시티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슬로시티 지정의 실사를 담당하고 있는 ‘치타슬로(Cittaslow) 국제연맹’에 따르면 조건은 인구 5만명 이하, 전통적인 수공업과 조리법 보존, 인간 중심 등의 조건을 충족한 도시라면 언제든 슬로시티 운동에 함께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최근 500만 관광객 시대를 연 전주 한옥마을이 이탈리아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지정받았다.

▲전주 한옥마을 해외관광객 필수 코스로 각광

슬로시티의 특성상 작은 소도시가 선정되는 것이 관례지만 64만명을 넘긴 대도시인 전주시가 선정된 것은 그만큼 전주의 깊은 매력이 발휘된 셈이다.

한옥마을 인근에는 수백년된 고즈넉한 한옥이 있는데 특히 서울 남산 한옥마을 등 다른 한옥마을과 다른점은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실사를 나온 슬로시티 관계자들의 마음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동성당과 경기전, 돌담길 등 오래된 우리의 옛 것이 그대로 살아있어 연일 국내외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있다. 이제 국내 뿐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고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로부터 한국 관광의 필수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슬로시티로 지정받으면서 더 인기를 끌 것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보완해야할 사안들이 많다.

이에 따라 아직 슬로시티 초보단계인 전주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미 지정받은 국내외 선진지를 직접 찾아 성공모델을 접목시켜야 한다.

전남 신안 증도와 충남 예산, 광주 서구 등 국내는 물론 슬로스티의 본산인 이탈리아 오르비에트와 브라 등도 슬로시티와 푸드로 각광을 받은 후에도 꾸준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지난 2004년 10월 이사회에서 창조도시 네트워크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세계 각 도시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각 지역이 가진 문화, 사회 경제적인 경험이나 아이디어, 우수사례 등 공유도시 자체의 고유성과 세계 도시간의 문화발전을 위해 창의도시를 지정·운영한다.

창의도시는 창의산업 성장을 목표로 하고있다.

창의 산업은 국내 총생산의 7%, OECD 국가들의 경우 10∼20%를 차지하고 있는데 창의도시에 가입하게 되면 막대한 부가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음식 창의 도시 경쟁력 막대

먼저 유네스코에 등록이 되면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세계음식 창의도시로 등록되게 된다.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게 되고 세계 다른 유수의 도시간의 교류가 촉진돼 음식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발전으로 도시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가입 효과의 또 다른 면으로는 전주 음식의 실체를 알고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전주 음식 가운데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거나 정리되지 않았던 자료를 집성화 하는 계기가 되고 신성장 산업 가운데 중심산업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음식의 가치를 제고하는 기회가 된다.

맛의 도시로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도시로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전기도 된다.

음식을 매개로 세계의 다른 도시와 네트워크가 형성됨으로써 전주·전북 음식을 세계 도시로 알리는 계기는 물론 관광객을 전주로 끌어오는 기회

음식창의도시로서 음식관련 창의계급인 요리사 양성, 음식문화 전파자, 새로운 음식기술 개발을 통한 창의적인 음식산업 육성은 한식세계화의 추세에 발맞춰 전주시, 전북도가 중심도시로 비상할 수 있다.

장정철기자 jang@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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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우 2011-11-06 10:31:16
전주시민처럼 여유롭게 걷는 도시가 아마 없을 것으로 본다.
옛날에는 인구가 적어서 시골티가 나서 그런 줄 알았는데 60만 대도시(?)가 된 지금도 느린걸음은 마찬가지이니... 전주의 특징이랄 수 있다.
타도시의 그 바쁜걸음과 대조가 된다....
여유로워서 좋은 도시 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