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잔치인가?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
  • 송민애기자
  • 승인 2011.10.16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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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전주전통문화관에서 ‘2011 전통의 맥 큰잔치’가 열렸다.

지역의 얼과 혼이 담긴 무형문화재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전북 지역 무형문화재 기·예능 보유자들이 전통문화의 원형과 예술적 가치를 선보이는 자리로, 이일주·최승희·조소녀·민소완·이순단 등의 명창과 조충익·방화선·최온순·유배근·고수환·최동식·이의식 등의 명인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행사에는 보다 많은 시민 및 관광객들이 참여해 지역 전통문화예술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보고, 듣고, 느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행사장은 예상외로 썰렁했다. 대략 오전 10시부터 열린 행사에는 관계자를 제외한 관객 및 방문객은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을비가 쏟아지며 행사장에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 행사장에서 시연을 펼치는 명인들의 모습과, 텅텅 빈 공연장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을 펼치는 명창·명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궂은 날씨로 인해 시민들의 방문이 뜸하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사실 이날 한옥마을에는 가을비에도 꽤 많은 시민 및 관광객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가 이처럼 썰렁했던 데에는 부족한 홍보와 행사장의 지리적 단점이 한 몫 했을 듯싶다.

향후 ‘전통의 맥 큰잔치’가 더욱 많은 시민 및 관광객과 함께하는 잔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이다. 특히 행사를 주최한 전주문화재단이 3대 문화관을 수탁하고 있는 만큼, 각 공간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해 ‘전통의 맥 큰잔치’를 펼치는 방안도 강구해 봄직하다.

이를 통해 앞으로 ‘전통의 맥 큰잔치’가 지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무형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확대하는 하나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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