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위험에 노출된 어린이보호구역
사고위험에 노출된 어린이보호구역
  • 김상기기자
  • 승인 2011.10.13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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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실하게 운영 중인 어린이보호구역이 문제시되면서 경찰, 교육청, 지자체 등 관계기관들이 나서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위험에 노출된 곳이 아직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완주군청 맞은 편 골목에 위치한 전주시 인후동의 금평초등학교 역시 이름뿐인 어린이보호구역으로, 교통안전시설물 정비 및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절실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13일 찾아간 금평초등학교 주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편도 1차선 골목길인 학교 정문 도로 한쪽은 안전펜스가 있어 아이들의 통학로가 보장돼 있었지만, 반대편은 불법 주차 차량이 완전히 점령한 상태였다. 학교의 양 측면은 더 심했다. 도로가 비좁아 한쪽면에 주차를 하면 차 한대가 겨울 지날정도다. 그러나 이곳에는 승용차뿐만 아니라 대형버스까지 버젓히 주차돼 있었다.

인근 상인 김모(56)씨는 이곳에 주차된 차량 중 상당수는 요일제에 걸린 인근 공공기관 직원차량이라고 말했다. 요일제 적용을 받아 청사내 주차장에 주차를 할수 없게 되자 차를 타고 출근한 뒤 학교주변에 주차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문에 학교 주변 스쿨존과 주변 골목길은 하루 종일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어린이보호구역이 무색할 정도로 불법주차 차량들이 도로를 점령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가장 심한 곳은 금평초등학교 후문쪽. 후문은 내리막길에 있는 데다, 도로에 접해 전봇대가 버티고 있어 얼굴을 내밀어 쳐다보지 않으면 차량이 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이곳은 양방향 통행로이면서도 길이 좁아 안전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도로 한쪽 면에는 여지없이 주차된 차량이 점령해 일방도로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성인들도 잠시 멈춰 좌우를 살피고 건너할 만큼 시계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이었다.

지난 5월에는 학생 한 명이 후문을 나오다 지나던 자전거와 부딪쳐 타박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사고가능성이 늘 상존해 있는 것이다.

이종필 금평초 교장은 “위험하니까 후문 나갈 때는 절대 뛰지 말라고 주의를 줘도, 아이들은 짧은 내리막길을 뛰어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순간 섬뜩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관할 파출소는 “순찰을 돌면서 차량에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으면 옮길 것을 종용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주차단속 권한이 없다보니 강제로 차량을 옮길 수도 없어 답답하다”는 심정이다.

손서현 금평초 녹색어머니회장은 “최근 주차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아 관계기관에 문의를 해보니, 학교 주변 주민들이 주차할 곳이 없다며 민원을 자주 넣는 바람에 주차단속조차 힘들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게 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또한 “등교할 때는 녹색어머니가, 하교할 때는 경비아저씨와 문방구 아줌마가 신경을 써줘서 그나마 유지가 되지만, 늘 불안하다”며 “후문 쪽을 일방통행으로 바꾼 뒤 한쪽에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등 별도의 조처를 취하지 않은다면 지금의 불안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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