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비엔날레 <2>명사 서예전
서예비엔날레 <2>명사 서예전
  • 김미진기자
  • 승인 2011.10.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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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작품 '처음처럼'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좋은말, 전시회장의 방명록에 남기고 싶은 멋진 글귀가 이 곳에 다 모여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만날 수 있는 ‘명사 서예전’. 이달 말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는 총 30여명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직접 쓴 서예작품을 전시한다. 명사들의 글씨를 모아 전시함으로써 숨어 있는 ‘스타 서예가’를 찾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서예에 대해 보다 더 깊은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인 것.

남궁진 전 문화부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어록으로 국민과 더불어 그 뜻을 되새겨 보고자 했다. 자유와 정의, 그리고 역사적 소명인 통일의 당위성을 역설한 글귀가 정갈하게 배열돼 있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평소 생활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처음처럼’은 대중의 눈에 익숙한 글씨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임을 고백하는 그의 서화 에세이가 가슴을 울린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문화유적 답사길에 황혼을 맞을 때면 읊곤 하던 박문수의 시를 합죽선에 써내려갔다.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 선생이 신의 계시를 받은 다음 날 과거 시험장에서 지었다는 시어다.

지역 인사들의 글귀도 눈에 띤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선보인 ‘임중도원(任重道遠)’은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을 멀다는 의미. 대학교에서 이 같은 지식인을 많이 배출해 낼 때 지역을 넘어 나라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는 수장으로서의 고민을 담고 있다. 고하 최승범 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은 자작시 ‘청징(淸澄)’은 가을 하늘의 맑고 깨끗함과 어울리는 작품이다.

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은 “사회 유명 인사들 중에는 서예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이미 전문가의 경지에 다다른 분도 많다”면서 “더 많은 명사들이 서예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나도 서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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