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전주’ 에코시티의 바람직한 방향
‘창조적 전주’ 에코시티의 바람직한 방향
  • 백승기
  • 승인 2011.10.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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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시티는 2005년 12월 35사단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시작으로 2006년 3월 전주시와 민간사업자 협약을 체결하고, 35사단 부지를 포함하는 덕진구 호성동, 송천동 그리고 전미동 일원 1.99㎢(35사단 1.16㎢, 항공대 0.24㎢, 사유지 0.54㎢)를 친환경적인 생태주거환경 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전주시는 이 외에도 2006년 3월에 고시된 61개 사업지(주거환경개선 사업 18개소, 재건축 10개소, 재개발사업 28개소, 사업유형유보 5개소) 및 서부신시가지, 하가지구, 혁신도시 사업과 최근에는 기부 대 양여방식의 종합경기장 등 다수의 공동주택정책 이외에 에코시티 조성 사업까지 병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물리적 외곽 확장은 이농과 더불어 인구 증가 추세에는 적합하다. 그러나 인구증가가 정체되어 있고, 획기적인 인구증가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는 인구증가를 기반으로 하는 주거지 확대성장은 현재의 인구 상황 및 도시상태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창조적 전주’ 에코도시의 방향을 단순한 주거지 확장이 아니라, 미래전략의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전주시의 64만 인구의 독립세대 증가, 가구세대의 이동 등을 고려하여 주택수요를 예측한다 하더라도, 외부 인구의 혁신적인 유입이 없는 이 같은 공동주택 개발 위주의 계획은 어느 사업장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게다가 만약 에코시티 건설로 1만 3천세대의 주택이 추가로 공급 될 경우, 그 파급은 구도심에 그치지 않고, 구도심 주변 지역(효자, 노송, 태평, 송천, 아중)으로까지 공동화가 확대 될 우려가 크다. 타 지역으로부터 추가 인구 유입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는 구역 간 인구 이동으로 나타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구도심의 쇠퇴 및 공동화 현상은 도시 확장이라는 물량적 성장 전략이 가져온 필수적인 결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부에서 인구를 추가로 영입하기 위한 보다 전략화 되고 기획된 테마 단지 계획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공동주택 용지 및 비율조정과 다양한 주거형태가 필요하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지식문화 정보센터 및 신산업과 교육, 의료, 실버산업 및 역동적 복지가 융합되는 타운이 필요하다. 에코시티는 전주시의 작은 타운을 넘어서 전라북도의 중추적인 배후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작지만 강한 흡인력 있는 자족기능을 갖추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기존 서부신시가지는 원룸형식의 개발 및 아파트 단지형식의 냄새가 풍기며 그 형태 또한 지붕에 기와를 올려놓은 형식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전주가 역사 도시라는 인식의 연장선에서 그러한 외관을 디자인 했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마치 양복입고 머리에 상투 올린 모습은, 현대 도시에 무늬만 전통을 고집하려는 전 근대적 디자인 발상이다. 에코시티에서는 적어도 단독주택 부지에 걸 맞는 외형 디자인과 개념, 미래 수요에 부합하는 도시기반시설의 확충(공영주차장, 상하수도, 도로 폭 등)을 통하여 차 후 나타나는 도시미관과 디자인 오류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지역 특산물 거리, 한지 거리, 곡창지대, 그리고 역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통마당 등 상가 내 Mall 타입 도로를 배치하여 거리경제의 활성화를 해야 하며, 지역상권 보호를 위한 SSM 또는 대형마트의 입점 보다는 재래 풍물시장 같은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거리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상업지역내의 모텔 및 유흥업소 등을 지양하고, 전통문화 및 전주의 특성을 접목 시킬 수 있는 중, 소규모 특급전통호텔 및 유스호스텔 등의 체류 형태의 숙박시설이 필요하다.

에코타운은 세병호를 중심으로 북측에 백석저수지, 남동 측의 화정소류지의 수변공간을 근간으로 하는 방사형의 공원 녹지 축을 형성하는 자연친화적인 공간계획이다. 따라서 수변공간 및 녹지대, 공공지원시설 등이 호수를 중심으로 배치된 중 대형 평형에 거주하는 일부 계층만의 전유공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세병호를 중심으로 저밀도 저층계획을 재수립하고, 타운 내 다수가 친수 공간을 공유 하는 배치계획 및 효율적인 인구 밀도 분산 계획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내 실개천은 단지 생태천으로 흉내만 내는 경향이 있다. 청계천을 흉내 낸 노송천이 그러하였으며, 한옥 마을의 실개천 또한 수질문제와 예산낭비로 인한 시민들의 찬반이 엇갈렸다. 따라서 수질관리 및 유속 등에 대한 면밀한 계획을 수립하고, 개발 후에 서식하는 식물과 기타 미생물 및, 파충류 등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에코도시의 진행을 위해서 단순한 물리적인 주거지 확보가 아니라, ‘천 년 전주, 한바탕 전주’의 모든 상상력과 친환경 계획이 동원되어야 한다. 전주의 꿈, 체험, 맛, 멋, 소리를 파는 역사도시, 장터도시, 환경도시, 박람도시, 전시도시, 문화도시 등 다양한 상상력을 친환경과 엮어야 한다. 에코도시의 성공은 지역사회와 전라북도에 건전한 친환경도시의 선례로 남게 될 뿐만 아니라, 미래에 가져올 다양한 지역 친환경사업의 표본이 될 수 있다. 후대에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건전한 ‘창조적 전주, 친환경 전주’ 에코시티의 대표적 성공사례가 되었으면 한다.

백승기<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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