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짚어 생각해보는 게임 이론
뒤짚어 생각해보는 게임 이론
  • 김인수
  • 승인 2011.10.06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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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도 게임이론이 경제학에 활용된 사례들이 있지만, 게임이론이 충분히 일반화된 형태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폰 노이만과 모르겐스턴이 <게임과 경제적 행위에 대한 이론>을 출간한 1944년이었다. 이 이론은 1960년대 초반에 미국의 군사ㆍ안보 분야에서 핵전략론의 도구로써 사용되었으나 1980년대에 들어서는 사회학, 국제정치학, 국제경제학의 주요 방법론으로 사용되고 있다. 80년대에 경제학계에선 게임이론을 이용해서 기존의 이론, 주장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일부 사람들은 이를 '게임이론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인해 게임이론은 그 존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신비롭게만 보이는 같다. 멀쩡한 책상 위에 종이와 펜을 놔두고 유리창에 수식을 적는 광기 어린 천재 존 내쉬의 이미지도 그 신비로운 이미지에 일정부분 기여했을 것이다. 게임이론 그 자체는 어떻게 인생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게임들을 더 잘할 수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바둑의 규칙을 모두 알고, 모든 가능한 전략과 그 결과를 알고 있는, 더 나아가 상대가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 사람 둘이 바둑을 두면 승패는 첫 움직임에서 결정이 난다.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바둑을 더욱 잘 두게 될 리는 만무하다. 그들이 줄 수 있는 조언이 유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실의 대부분의 게임들은 반복게임인데 그 경우 어떤 사회적 결과물이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예측을 할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을 거론하게 되고, 그런 게임은 우리 자신이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혜에 비하면 유치하다. 그러니까, 게임이론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욕심에서 시작하는데, 게임이론의 논문들이 흔히 가정하는 것들과 그들이 말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어떠한 개선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어떻게 게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려면, 아마도 어떠한 이론보다도 실제생활에서 여러 가지 실험과 도전이 필요할 것이다.

실전으로 들어가 보자. 두 사람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하자. 이들은 금화를 30개를 쌓아놓고 교대로 한 번에 1개부터 최대 6개 까지 가겨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금화를 가져가는 사람이 이 게임에서 승리하여 30개의 금화 전부를 상금으로 받는다고 할 때, 먼저 가져간 사람이 항상 이길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하는 게임이다.

편의상 먼저 가져가는 사람을 A 라 하고, 두 번째로 가져가는 사람을 B 라 하자. 그리고 A 가 확실하게 이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보자. 아이디어는 가꾸로 이 게임을 진행해 보는 것이다. A 는 마지막 자신의 차례에서 6 개 이하의 금화가 남아 있기만 하면이기는 게임이다. 그러면 남아 있는 금화를 모두 가져오면서 마지막 금화를 가져오는 행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보다 앞선 B 의 차례에서는 B 가 가져간 후에는 A 가 6개 이하의 금화를 가져 갈 수 있을 만큼의 금화가 남아 있어야만 한다. 가령 B 의 차례에서 8개의 금화가 남아 있다고 하면, B는 1개의 금화만 가져갈 것이고 다음 차례인 A 의 차례에는 7개의 금화가 남아 있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A 가 금화를 모두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A 에게 불리하다. 또한, 같은 이유로 9개 이상의 금화가 남아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A 에게 가장 유리한 경우는 B 의 차례에 7 개가 남아 있게 해야만 한다. 그러면 이때에는 B 가 적어도 1 개, 많아야 6개의 금화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A 의 차례에는 6 개 이하의 금화가 남아 있게 되고, 따라서 A 는 나머지 금화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결국 A 는 자신의 마지막 차례에 앞선 B 의 차례에서 7 개의 금화가 남아 있기를 원한다. 이 결론으로부터 거꾸로 추론하여 똑같은 논리를 적용하면 A 는 마지막에서 네 번째 차례에 B 에게 14 개의 금화가 남아 있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B 가 1개에서 6개중에서 몇 개를 가져간다 해도 A 는 마지막 3번째 자신의 차례에서 B 에게 7개의 금화를 남겨 노을 수 있게 된다. 만일 B 가 14개의 금화가 남아 있을 때, B가 3개의 금화를 가져간다면 A 는 4개의 금화를 가져가서 7개의 금화를 남겨 놓을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생각하면, A 는 마지막에서 6번째 차례에 B 에게 28개의 금화를 남겨 놓기를 원한다.

이로서 문제는 해결된 셈이다. A 는 처음에 2개의 금화를 가져가고 B 의 차례에 28개의 금화를 남겨놓는다. B 가 1개에서 6개중 몇 개를 가져가든지 A는 B 의 차례에 21개의 금화가 남아 있도록 금화를 가져가면 된다. 그리고 다음에 B 가 몇 개를 가져가든지 A는 B 의 차례에 14개의 금화가 남도록 금화를 가져가면 된다. 다음에 B가 몇 개의 금화를 가져가든지 A는 B 의 차례에 7개의 금화가 남아 있도록 가져가면 된다. 이제 마지막으로 B 가 몇 개의 금화를 자져가든지 마지막 차례에서 A 는 나머지 금화를 모두 가져갈 수 있어서 A 가 이기기 위한 전략은 마무리 되었다.

위의 문제에서, 두 번째로 금화를 가져가는 사람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독자들이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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