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생색내기식 범인 검거?
경찰 생색내기식 범인 검거?
  • 전재석기자
  • 승인 2011.10.0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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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8월30일 벌건 대낮에 고창군 고창읍 한 금은방에서 3천만원 상당의 귀금속이 털리는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전북경찰은 이날부터 추석절 금융기관과 현금 다액취급업소 등 범죄취약지역에 대한 특별방범활동기간으로 정하고 순찰활동에 나섰지만 경찰의 특별방범 활동을 비웃기라도 하듯 복면을 쓴 범인들은 3천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유유히 사라졌다.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주변 CCTV와 목격자 등 탐문수사를 펼쳤으나 수일이 지나도 범인 검거는 오리무중인 상태였다.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뒤 4일 오전 고창경찰서는 용의자 2명 중 한 명을 검거했다며 사건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혀진 범인은 도주를 돕기 위해 오토바이에서 대기하고 있던 용의자였고, 실제 귀금속을 턴 용의자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거된 범인에게서 나온 피해품은 반지와 팔찌 등 33점(시가 1천200만 원 상당)이지만 전체 피해품이 80여 점에 3천만 원 상당인 점을 감안할 때 회수물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사 결과다.

경찰은 추석명절도 반납하고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밤낮으로 수사 활동을 펼쳤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전히 용의자로 지목된 진범은 검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범을 잡고 서둘러 수사결과 브리핑을 가진 것은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그래서 6일로 예정된 전북경찰청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미제사건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책을 모면하려는 면피용 꼼수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도 “진검 검거도 아닌데…”라는 싸늘한 반응이었다.

이번 절도사건은 특별방범 활동이 전개된 직후에 터져 과연 경찰이 대외적으로 발표한 것처럼 촘촘한 방범활동을 펼쳤는지도 의문이다.

특별방범 활동은 소홀히 하고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CCTV등에 의존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범인 검거에 부산을 떨다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나면 미제사건으로 분류해 버린다.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꼼꼼한 예방활동에 나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선제적 대응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치안활동 보다 주민들에 신뢰를 주는 경찰의 자세가 아닐까.

전재석기자 jjs1952@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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