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국감, 대학구조조정 쟁점
맥빠진 국감, 대학구조조정 쟁점
  • 최고은기자
  • 승인 2011.09.29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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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주당 변재일 의원을 감사반장으로 한 여·야·무소속 국회의원들은 29일 전북교육청과 전북대학교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펼쳤다. 그러나 이날 국감은 기대 이하로 맥빠진 현장이었다는 지적이다.

▲ 전북도교육청

…대안 없고 정치 공방만 난무.

올해 전북교육청의 국정감사는 그야말로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싶다. 국정감사는 교육청 행정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보다는 서로의 정치적 의견만 부과하는데에 만 초점이 맞춰 그야말로 맥없이 진행됐다.

특히 여당은 취임 기간 교과부와의 갈등을 빚어온 김 교육감에 대해 “수장으로서의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었다”며 비판한 반면 무소속과 야당 의원들은 “교육감의 권한에 맞는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며 김 교육감을 비호해 대조를 이뤘다.

더욱이 야당 의원들은 교과부와 김 교육감의 갈등을 넌지시 인정하며 우회적으로 현재 교과부가 시행하고 있는 각종 교육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반면 앞서 지난 도의회 임시회에서 지적돼 이번 감사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도교육청 내 인사문제는 다소 미진하게 다뤄 지역내 현안마저 당리당략에 휘둘린 국감이 됐다는 후평.

임해규(한나라당) 의원만이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 전 주요보직에 취임준비위원회를 임용하지 않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며 “그러나 취임 이후 4명의 교육연구관을 임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교육감의 인사권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성엽(무소속) 의원은 “최근 평교사를 연구관으로 채용한 것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사라는 것은 적재적소에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없도록 장기적인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공약 이행률 느림보 수준.

유성엽(무소속)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교육청 교육감 선거 공약 이행률’에 따르면 전북교육청 이행률이 33%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학력신장, 수업만족도 제고 등 12개 부문 52개 영역으로 나뉘어 실시됐다.

자료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아직 도의회 계류 중인 학생인권 조례 제정 관련 공약(4개)을 제외하고 71%인 38개 영역이 모두 이행률 50%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농산어촌교육 특별법 제정 추진 공약이 3.2%로 가장 낮은 이행률을 보였다. 또 김 교육감이 선거 전부터 주요 이행 과제로 내세웠던 현장체험학습 무상확대 실시 역시 도의회에 계류 중으로 이행률이 5%대에 그쳤다.

이 외에 교육구입비 지원 및 공동구매 확대 지원 10%, 내실있는 학교인사 자문위원회 운영 12.4% ,지방자치단체의 특성화고 졸업생 특별채용 활성화 13%, 사립유치원 교육역량강화 14.1% 등의 순이었다.

…감사장은 농성 중(?)

감사에 앞서 도교육청은 잇단 농성이 이어졌다. 최근 급식비 재료 착복과 관련해 논란을 빚은 익산 A학교 학부모들은 이날 도교육청을 찾아 “아직도 학교는 성찰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모니터링을 하려해도 학교는 전혀 적극성을 띄지 않는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교육청이 나서서 학교에 적극적인 제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실질임금 삭감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전주대학교 청소용역 한 노동자도 감사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교육청 관계자와 언성을 높이며 감사장을 긴장케 했다.

▲ 전북대학교

… “아직은 유보 입장이라서...”

전북대의 이번 국정감사는 무엇보다 교과부의 대학교 선진화 방안에 대한 총장들의 의견에 이목이 집중됐다.

유성엽 의원의 총장직선제 폐지를 묻는 질문에서 서거석 총장은 ‘유보’ 입장을, 반면 제주대는 ‘찬성’ 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총장직선제의 경우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대한 중요한 핵심인 만큼 총장님들의 자유스런 의견 표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교과부의 눈치를 보는 것이냐?”며 “유보 입장은 어느 것에도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고 서 총장의 답변을 지적하기도.

… 교과부 평가 “잘못됐다” 한목소리

최근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는 모두가 “평가지표에 문제가 있다”며 교과부의 평가 방식을 문제 삼았다.

교과부의 평가지표에 대해 서 총장은 “학문적 가치, 창의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한다면 대학 운영 성과를 하는 것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적 불균형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이번 평가 지표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로스쿨 SKY대 편중 해결 과제는

주광덕 의원은 전북대 로스쿨의 경우 3년간 대형포럼에서 실무수습을 받은 학생이 단 9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체의 75%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소위 SKY 대학들이 포진하고 있어 지역대학들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는 사회 일반적 인식과 연관이 있다. 지방 로스쿨을 위해서는 지역할당제 같은 묘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고은기자 rhdms@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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