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에 울려 퍼진 백건우 피아노 선율
위도에 울려 퍼진 백건우 피아노 선율
  • 김미진기자
  • 승인 2011.09.22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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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21일 저녁 전북 부안군 위도면 위도해수욕장에서 열린 섬마을 콘서트에서 파도소리에 맞춰 연주하고 있다.(부안군청제공)

무엇이 피아노 선율이고, 무엇이 파도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자연과의 교감.

피아니스트 백건우씨가 온 몸에 부딪히는 바람을 맞으며 피아노 선율에 몸을 맡긴 순간, 섬마을에 발걸음한 사람들은 일생일대 최고의 전율을 느꼈다.

지난 21일 오후 6시40분 부안군 위도해수욕장 야외무대에는 맑은 하늘이 빨갛게 물들어 가기 시작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씨가 등장했다.

백씨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은 평소 문화혜택에 소외됐던 위도 섬마을 주민들을 위로하고 화합과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안내했다.

콘서트가 펼쳐지는 위도해수욕장에는 섬마을 주민과 관광객 등 총 700여명이 객석을 채우고, 자리가 없어 서있기도 했다.

검은색 건반과 흰색 건반이 쉴 새 없이 꾸며내는 쇼팽과 베토벤 등의 클래식 명곡들이 자연으로 빚어진 보물들과 조화를 이뤄냈다.

그 선율을 따라 넘실거리는 파도와 섬마을의 비경은 화려한 전문 클래식 콘서트홀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했다.

백씨는 쇼팽의 ‘뱃노래’와 리스트의 ‘물위를 걷는 성 프랑소아’, 드뷔시의 ‘기쁨의 섬’,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등 정통 클래식 곡을 선보였다. 그의 손길을 따라 가는 주민들의 눈과 귀, 행복한 표정 속에 외딴 섬 위도는 감동의 물결로 넘쳐났다.

백씨가 마지막 곡 연주를 마친 뒤 일어나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주민과 관광객들의 힘찬 박수와 환호는 백씨의 발길을 다시 무대 위로 돌리게 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백씨의 아내인 영화배우 윤정희씨가 함께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위도 주민 정선화(30)씨는 “우리 위도 주민들을 위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꾸며낸 콘서트를 감상할 수 있게 해줘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 며 “건반 위에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선율에 더 없는 감동을 받았고 특히 주민들이 느꼈던 지난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한 감동을 전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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