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이란에 덜미, 2년전 악몽이
남자농구 이란에 덜미, 2년전 악몽이
  • /노컷뉴스
  • 승인 2011.09.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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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과 같은 그림이다. 여전히 이란의 벽은 높았다. 한국 남자농구가 이란의 벽에 막히면서 런던올림픽으로 가는 길이 더욱 험난해졌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21일 중국 우한에서 계속된 제26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12강 결선리그 E조 마지막 날 경기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중동의 강호 이란에게 62-79로 완패했다.

대회 6경기만에 첫 패를 당한 한국은 목표로 삼았던 결선리그 조 1위 확보에 실패했다. 6연승을 질주한 이란이 E조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

2년 전 중국 톈진 대회에서도 그랬다. 비교적 만만한 팀들을 상대로 무패행진을 달리던 한국은 결선리그에서 만난 이란에게 66-82로 패해 조 2위로 밀려났다. 단 한번의 패배에서 비롯된 대가는 컸다. 한국은 8강에서 숙적 레바논을 만나야 했고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래도 4강 진출을 노려볼만 하다. 한국의 8강전 상대는 F조 3위인 일본으로 결정됐다. 한일전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한수위라는 평가다.

8강을 통과해도 다음이 문제다. 준결승에서 F조 전승을 달리고 있는 개최국 중국과 만날 것이 유력하다. 한국은 지난 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중국과 접전을 펼쳤지만 그 때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고있는 중국의 해결사 이젠롄이 없었다. 또한 개최국 텃세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이번 대회는 우승팀에게만 2012년 런던올림픽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이날 이란전 패배가 뼈아픈 이유다.

이란에는 NBA 무대를 경험한 218cm 장신센터 하메드 하다디가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활약을 펼쳐 NBA 진출에 성공한 현 아시아 최정상의 센터. 한국이 이란을 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다디를 봉쇄해야 했다.

하지만 하다디는 경기 초반부터 압도적인 골밑 장악력을 펼쳤다. 한국은 221cm의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을 조기 투입했고 다양한 수비 전술을 시도해봤으나 역부족이었다. 1쿼터에만 공격리바운드 9개를 내줬다. 팽팽한 승부를 기대할 수 없었다.

13-23으로 초반 주도권을 내준 채 1쿼터를 마친 한국은 계속해서 두자릿수 점수차로 끌려갔다. 외곽에서 양동근과 문태종이 분전했고 양동근과 이정석을 동시에 투입하는 '투가드 시스템'으로 변화를 줘봤으나 높이 차이가 워낙 커 흐름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골밑 공격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외곽 찬스도 엿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전반 20분동안 3점슛 6개를 던져 1개 성공에 그쳤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하승진은 하다디와의 대결에서 일방적으로 밀렸다. 결국 전반은 한국이 30-42로 뒤진 채 끝났다.

한때 20점차 가까이 끌려가던 한국은 3쿼터 막판 이정석의 연속 3점슛에 힘입어 추격을 개시했고 4쿼터 초반에는 54-62까지 점수차를 좁혔다.

그러나 골밑의 기둥 김주성이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나면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한국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고 그 사이 이란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승기를 굳혔다.

대표팀의 해결사 문태종은 3점슛 5개를 모두 놓치는 등 10점에 그쳤지만 리바운드를 16개나 잡아내며 분전했다. 양동근과 이정석도 각각 14, 12점씩을 올리며 이란에 맞섰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반면, 하승진은 6점 1리바운드에 그쳤고 김주성은 무려 7개의 실책을 범하며 부진했다. 17점 11리바운드 5블록슛을 올린 하다디에게 골밑을 장악당했다. 이란의 높이를 제대로 실감한 하루였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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