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뿌린 현대미술 씨앗, 조형언어로 재해석
군산에 뿌린 현대미술 씨앗, 조형언어로 재해석
  • 김미진기자
  • 승인 2011.09.20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군산 아트레지던시 프로젝트와 군산 창작레지던시 여인숙, 갤러리 정에서 만날 수 있는 현대미술작품들

군산에 뿌려진 현대미술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근대역사문화도시 조성과 공간의 문화적 재생을 취지로 변화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 속에 그 틈을 차고 들어온 현대미술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모습인 것.

특히 군산의 특색을 현대미술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한 전시와 세미나, 작가와의 만남, 공연 등이 기획돼 관심이 집중된다.

진포문화예술원과 프로젝트 그룹 동문(대표 신석호)은 24일부터 한 달 동안 (구)군산수협 동부어판장 군산아트레지던시 스튜디오에서 ‘2011 군산 아트 레지던시 프로젝트의 전시’를 선보인다.

전북도가 시행하는 지역문화예술단체 육성사업의 인환인 레지던시 사업 중의 하나로 시설체류를 전제로 초빙된 작가들이 수개월간 군산에서 풀어낸 창작 활동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

‘우여곡절(迂餘曲折)-군산의 사람과 움직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초빙기획자인 김희진 (사)아트스페이스풀서울 대표와 신석호 총감독, 22명의 미술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작가들은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4차례의 공동 워크숍과 현장답사, 주민인터뷰, 개별 조사연구 과정을 거쳐 회화, 사진, 영상, 조각, 설치에 걸친 다양한 신작을 완성했다.

김혜원씨는 사진작업 ‘새만금 시리즈’를 통해 새만금으로 절단 난 방조제 양쪽의 바다 모습이 대칭형으로 배치된 화면을 보여준다. 조은지씨는 군산이 배출한 채만식의 대표작 ‘탁류’를 대상으로 지역에서 돈의 획득과 재산의 증식, 돈을 통한 정체성의 형성과 관계의 성립 양상을 쫓아 싱글채널비디오의 형태로 작업했다.

듀오 믹스라이스는 해안가에 부유하는 산업 폐기물 더미에서 발견한 흰 스티로폴 덩어리에서 구를 수 있는 형질상의 개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작동시켜 자유로운 유랑의 여정을 구성해 본 ‘둔갑술’로 상상력을 표현한다.

전시개막 당일인 24일 오후 4시부터는 스튜디오 실내에서 기획자와 작가가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이어 7시에는 6팀의 인디밴드들이 옥상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펼치고, 미술작가 19인의 영상작품 26편이 스튜디오 건물 야외에서 상영된다.

근대문화의 유적지가 많은 군산의 특색을 현대미술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한 전시도 펼쳐진다.

Gallery 정에서 만나는 Good morning 군산Ⅱ기획 초대전 ‘근대시뮬라크르’. 한국화와 서양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재현한 풍경과 텍스트로 표현된 현대미술의 다채로움을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전시에는 김병철, 김영봉, 이록현, 이문수, 정상용, 홍선기씨가 참여했다.

군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다매체미술가 김병철씨는 작품 ‘이방인’을 통해 일제와 6.25, 다문화사회 등 역사를 품에 안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상처들을 치유하는 작업을 선택했다. 다리가 부러진 불안정한 상태의 테이블 모서리 위해 쌓여있는 돌과 물이 담겨있는 컵 등은 주술적인 의미로 해석, 긍정적인 변화를 일깨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문수씨는 “플라톤의 철학에 뿌리를 둔 시뮬라크르는 ‘본질을 뒤로한 가상현실의 현실’이라는 의미”라면서 “군산근대문화의 본질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현대미술의 텍스트를 구사하는 작가들이 이시대의 본질에 대해 해석에 해석을 더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문화공동체 감(대표 이상훈)이 꾸리는 군산창작레지던시 여인숙도 24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Inside Outside’전을 개최한다. 서용인, 차은혜, 이진우 등 여인숙 입주작가 3명과 군산·전주·익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12명의 지역작가들의 교류전을 통해 지역 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시다.

24일 오후 3시에는 ‘전북 문화예술의 흐름과 방향성’을 주제로 한 오픈세미나도 연다. 이날 발제자로 심홍재 한국행위예술가협회장, 권희창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정세용 대구 방천시장 아트디렉터가 참여할 예정이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