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한순간 자신의 정치인생 치명적 도구
말은 한순간 자신의 정치인생 치명적 도구
  • 조금숙
  • 승인 2011.09.19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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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삭금 대중들의 입은 쇠도 녹아내린다는 말입니다. 다언삭궁(多言數窮) 역시 말이 많으면 궁지에 빠진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제 아무리 언어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지만 말씨는 어떻게 말 하느냐 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다릅니다. 그러기에 말을 할 때 지극히 조심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우리나라 속담들이 많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기반을 국민에게 두고 그 뜻을 수행하겠다고 맹세한 사람들에게 ‘말’은 한순간에 정치인의 인생을 뒤 바꿔서 놓은 치명적인 도구로 돌변하기도 하는 것 을 우리는 종종 보아 왔습니다.

특히 TV 에 나와 토론석상에서 자신의 정책만 말하기도 촉박한데 상대 후보를 겨냥해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가 도중 하차하는 정치인을 보면서 안타까운 일들에 속수무책 앞에 종종 어이없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7월경 당시 여당의 강 모 의원은 성희롱 파문에 온 나라가 여성계에서부터 시끄러웠습니다. 지루한 공방 끝에 강 국회의원은 1심에서 헌정 사상 최초로 특정 직업군에 대한 집단 모욕죄와 무고 죄 가 인정되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국회는 참으로 희안하게도 동료의원 감싸기에 비난을 받는 입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강 국회의원 제명안을 놓고 비공개 무기명 투표 끝에 부결했습니다. 참석의원이 259명 가운데 찬성 111명 절반이 넘는 134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된 것입니다.

강 모 의원은 국회의원을 유지하는 대신 한 달 간 국회출석 정지라는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솜망망이지요.

제명안을 놓고 여야 가 모두 늑장심사로 일관하다가 의원 개개인의 선택에 맡기겠다며 자율투표 방침을 밝힐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은 되었습니다만 -아무튼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국회의 인권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 하겠다고 선언도 했습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이제 국회가 져야합니다. 여성을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보고 예쁘기만 하면 된다는 남성들의 시각 분명 문제 있습니다. 여성은 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남성 또한 시대 감각이 뒤떨어지는 사람입니다.

그러기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농담에 함께 웃고 즐기려는 정치권의 저급한 여성인식 수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성형수술을 하지않은 여성을 ‘자연산’이라고 지칭하는 대표!

양반 고장의 ‘춘향전’을 비하하는 자치단체장의 발언은 차마 옮기기에도 민망스럽습니다. 여성을 소유하고 싶을 때 그런 표현을 쓰는 남성이 좀 있습니다. 그 저의가 유-모어가 되었든 간에 공식석상에서 성차별적 말을 서슴없이 하니 국민의 정서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여성을 상품화하고 비하하는 낡은 인식을 가진 정치인들의 의식 수준이 달라지지 않은 한 다가오는 선거계절에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요? 지도층들은 개인의 성향대로 말해서도 안 됩니다.

번번이 혼이 나면서도 여성만 대하면 아슬아슬한 진한 농단을 건너는 것을 보면 높은 관직의 인품이 한꺼번에 무너지기도 합니다.

불언지교(不言指敎) 꼭 말을 해야만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다. 관직에 있는 사람일수록 묵시적인 행동으로 지침을 내리면 수하직원들은 그 방향으로 따르게 됩니다.

眞 君子는 술 취한 중에서도 말을 아낀다고 합니다. 정치인의 한순간의 ‘말’은 다시 주워 담지도 못하고 자신의 정치 인생 이 치명적 도구로 돌변하게 되니 신중하게 근거가 확실한 것만 토론에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조금숙<광복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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