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을 떠나면 직원들이 보고 싶을 거에요
난징을 떠나면 직원들이 보고 싶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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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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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 '복덕방'은 도시 번화가에 오픈하지 않았고 외관도 화려하지 않지만 영업은 매우 잘 되고 있다. 식당의 벽면은 한국 민속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곳은 난징의 대형 아파트단지인 인청둥위엔(銀城東苑)과 10여 분의 거리를 두고 있는데 맛이 정통이라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주요 단골고객이 되었다고 안주인 김정엽 여사는 말한다.

오전 11시 쯤이라 아직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많지 않은 손님들은 모두 중국 손님들이었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젊은 층들이 한식도 즐겨 먹기 시작한 것이다. "저녁에 손님이 많습니다. 룸은 거의 다 만원이지요."

오빠가 난징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2002년 김정엽 여사는 남편 이진원 사장과 두 아들을 데리고 난징에 와서 식당을 하게 되었다. 현재 하이푸샹(海福巷)에 오픈한 본점 말고 신제커우(新街口)에도 분점이 있는데 주로 간단한 식사를 제공한다고 한다. 그들은 신제커우나 난징의 뉴타운 올림픽스포츠센터 근처에 가게를 하나 더 내려고 한다. 남편은 본점을 경영하고 그녀는 주로 분점을 관리한다.

매일 아침 6시면 그녀는 어김없이 일어난다. 아들의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학교에 보낸 후 부부는 각자 출근한다. 장남은 현재 호주에서 고등학교 2학년을 다니고 있고 둘째는 난징에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점심에는 각자 식당이나 학교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오후에 시간 나면 그녀는 집에 가서 저녁식사를 준비해 놓고 다시 식당으로 나간다. 남편은 아침 일찍 장보러 나가 필요한 재료들을 직접 구입한다. 인터뷰 당일에도 이진원 사장은 장을 보고 방금 돌아오는 길이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또 김치를 담그러 달려갔다. 일주일에 김치를 두 번씩은 담근다고 한다.

1년 365일 내내 그들 부부는 하루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출근한다. 네 식구는 한 번도 같이 여행을 즐긴 적이 없으며 한국에도 자주 가지 않는다. 작년에 시어머님 상을 당했을 때는 예외적으로 긴급 귀국을 하였다. 아들은 중국 식당에서는 사장님들을 자주 볼 수 없는데 어머니와 아버지는 왜 매일 출근하냐고 캐어 묻기까지 하였다.

그녀의 친구 중에는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가정주부로만 지내는 이들도 많은데 자신은 일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식당을 운영할 때에도 매일 가게에 나갔기 때문에 손님들의 취향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주말에는 늦게 나가는 편인데 그 시간을 이용하여 아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고 한다.

난징 시내에는 한식당이 과연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살아남은 가게는 결코 많지 않다. 그녀는 자신이야말로 매우 운이 좋다고 한다. 영업이 잘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직원들과도 매우 사이좋게 지낸다. 경력이 가장 오랜 직원은 처음 식당을 오픈했을 때부터 함께 일해왔다.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은 최고의 대우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들과 잘 어울리고 있으며 가끔씩은 5,6위안 하는 국수도 함께 먹으러 간다. 직원의 자녀가 생일을 맞으면 선물도 꼭 챙겨주곤 한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는 법이어서 직원들도 고향에 돌아가 구정을 보내고 다시 돌아올 때면 특산물을 갖고 와서 선물한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 중국을 떠날지는 모르지만 이곳을 떠나면 그들이 매우 보고싶을거에요." 그녀의 말에는 정이 흘러 넘쳤다.

(장훼이칭·張會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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