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 그러지 마세요!
교장선생님, 그러지 마세요!
  • 김정훈
  • 승인 2011.09.1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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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나라” 이건 아이들에게 우주비행사가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교장선생님이 아이들 혼내며 하신 말씀이다. 그 분의 어록은 더욱 휘황찬란하여 “방사능 비나 맞고 암에 걸려 죽어라”라는 훈계에 이르면 서글픈 압권이 된다. 2011년 오늘 현재 어느 교장선생님의 모습이다. 이 분은 학부모에게 조카가 지역의 J일보 기자라고 자랑 겸 은근한 협박도 불사하신다. 21세기 대한민국 땅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가 모두 mb로 통칭되지는 않을 터, 해도 해도 너무한 다음 사연을 새겨보자.

“밤중에 관사로 괴한이 창문 깨고 들어오면 꼭 껴안아 줘라” 스스로 딸 같다고 말하는 발령 1년차 2년차 젊은 여선생님들을 방학 중에 강제 근무시키면서 두려움에 떠는 여선생님들께 내린 어록이다. 이 분, 박애와 관음보살 정신의 극한이다. 아이들이고 선생님이고 학부모이고 안중에 없이 황제로 사시는 G군 M초 교장선생님의 근엄한 얼굴이 이것이다.

G군은 초등학교 전교조 조합원 선생님이 거의 없다.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초등학교 G군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대다수가 초임 발령으로 채워지고 교장선생님들의 상당수가 지역 연고에 기대면서 제왕적으로 군림해온 탓이 크다고들 한다. 도내에서 출퇴근이 불가능한 지역 초등학교 대부분의 상황이 그러하다고 하니 전교조의 문제가 아니라 교권의 문제이다. 교육 문제를 상의할 선배 교사도 없고 혹여 있다고 해도 승진열차를 타고자 교장 권력에만 빌붙는 처지이니 초임발령 초등교사들은 절벽 앞에 격리된 채 암울한 교단 생활이 지속된다고 한다. 농촌 소규모 학교에서 열정을 불태우며 꿈과 희망을 나르는 젊은 선생님들에게 고도의 스트레스만 쌓아주는 이 분, 교장 선생님! 제발 그러지 마세요.

M초 교장은 자신은 돌아보지 않은 채 전북형 혁신학교를 신청하고 이를 감수할 것을 선생님들에게 강요했다고 한다. 민주적인 학교자치를 기본으로 해야 할 혁신학교를 ‘교장 낯 세우기’ ‘교장 점수따기’로 인식한 역설적인 독재이다. 참으로 소가 웃을 일이다. 이중적인 이 모습이 M초 교장 단 한 명이길 염원한다. 이런 분들은 ‘선생님이 학생들과 상담하는 와중에 불쑥 나타나 폭력과 욕설을 행사하는 일부 학부모 또는 지역의 그런 분들의 현장’을 보고서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교장이다. 이런 분들이 꼭 선생님들에게는 조폭처럼 행동한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다고 하니 이를 교권과 학생인권의 충돌로 왜곡하여 이해하거나 또는 그렇게 몰고 가는 세력들이 있다. 그런데 교권침해의 주범이 일부 교장 등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실 일부 학생들의 무례와 학습 방해가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극단적인 양극화가 잉태한 사회적 수준의 반영이고 ,교사와 학생은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교육의 동반자이기에 이를 교권침해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 교장선생님들의 5공식, mb식의 폭력적 교권 침탈은 매우 심각한 인권유린이자 교육공동체 파괴행위이다. 아이들의 매 맞지 않을 권리, 표현과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 보장은 소중한 가치이다. 일부 도교육상임위 의원들이 이에 대해 거부 반응을 보일 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들이 교육현장에 있었을 때 ‘혹여 M초 교장과 같진 않았을까’이다. 정작 교권을 유린하면서도 학생 인권보장을 가지고 교사를 학생 취급하는 그것을 교권이라고 우기는 그것 말이다.

전교조 전북지부와 전라북도교육청은 9월 14일 2011년 단체협약을 조인하면서 ‘학교자치 조례’ 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교무회의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고 학생자치와 학부모 자치를 보장하는 학교혁신의 기반을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제왕적적 교장이 아닌 협력과 지원의 교육동반자로서의 교장 상을 세워보고자 한 것이다. 이런 제도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풀뿌리 교육자치의 역할과 함께 우리 교장선생님들의 새로운 발상과 노력이 절실하다. 교육이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해야겠다. M초 교장선생님, 그리고 그 비슷한 교장님들 제발 그러지 마세요. 우리 교육을 절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김정훈<전교조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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