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취업률 분석-인기과 편중현상 개선 급하다
대학 취업률 분석-인기과 편중현상 개선 급하다
  • 최고은기자
  • 승인 2011.08.30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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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 8월과 올해 2월 졸업한 전국 556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55만9,000명의 취업률을 조사한 ‘2011 대학·계열별 취업률’을 24일 발표했다.

전북지역 고등교육기관의 올해 취업률은 55.5%로 지난해 53.8%보다 1.7% 늘어났지만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4년제 대학은 전년도(51.2%)보다 감소한 49.8%, 전문대학은 55.5%로 지난해(53.8%) 취업률보다 소폭 늘어났다.

대학정보 공시를 통해 나타난 전북지역 대학들의 취업률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이며, 취업난 속에서도 전문 분야를 살려 약진을 보이고 있는 대학들의 경쟁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註)

▲ ‘이 분야는 우리가 최고’, 전문대 계열별 약진

1. 미래 신소재 분야 인재 양성소(?)-전주비전대 신소재에너지과

전주비전대 신소재에너지과가 현장실무능력을 기반으로 한 전문대학교의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전주비전대는 이번 전문대학교 광학·에너지 계열 부문 전국 35개교 대학 가운데에서 87.9%의 취업률로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취업률 56%보다도 월등한 차이로 35위인 김천대학(26%)보다도 무려 2배가 넘는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우선 비전대 신소재에너지과는 4년제 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신재생 부문에 대한 실무 능력을 기르고 국내 유수 기업들과의 절대적인 연계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특수성을 살렸다. ‘1인1개 특허작성’을 중심으로 한 매일 특허작성 발표와 피드백 또한 학생들의 경력을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담당 교수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취업 정보를 조사해 멘투맨으로 정보를 메일로 전송하고 이론과 실습을 3대 7로 나뉘어 실무교육을 위주로 한 수업 또한 큰 도움이 됐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비전대 신재생에너지학과는 올해에만 LG 디스플레이에 50명의 학생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구미 1 대학, 조선이공대학과 함께 LG가 직접 취업설명회에 나서는 학교로 꼽혔다.

한우용 신재생에너지과 교수는 “LG는 물론 KCC, 현대중공업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학과 학생들의 실무 능력에 감탄하고 채용에 관심이 있다”며 “전라북도 또한 신 재생 에너지 사업을 4대 핵심전략으로 내세우고 미래의 대체 에너지로 뽑히고 있는 만큼 미래 학과 학생들의 취업도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 취업 100% 관광산업의 주역으로 성장-군장대 호텔관광과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국가들이 미래의 최대 성장과제로 여기는 것 중에 하나가 단연 ‘관광산업’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관광산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곳, 군장대학교 호텔관광과가 뜨고 있다.

군장대는 전문대학 관광계열 전국 70개교 대학 가운데 취업률 100%로 선린대학·제주한라대학과 함께 1위를 기록했다. 최근 급속도록 늘어나는 관광학과들과 관광의 대명사로 뽑히는 제주 한라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군장대 호텔관광과는 산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취업을 이끌고 있다.

국내 유명 특급호텔 및 관광사업체 다수와 산학협약을 통한 현장 실습을 거쳐 졸업 전까지 학생들의 진로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매학기 해외 현장학습과 전국 관광지 답사 등을 통한 경험도 관광산업이 어떠한 길로 가야 성공할 지에 대한 발표를 병행하며 업무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장관부가 인증하는 ‘국외여행인솔자’ 국가공인 자격증 100% 획득과 졸업 전까지 5개 이상의 관광관련 자격증 취득은 군장대 호텔관광과 학생들이라면 기본 과제이기도 하다.

전영호 호텔관광과 교수는 “가장 변화 속도가 빠른 관광산업은 학생들이 그 변화를 인지하고 현장실습을 통한 경험 습득이 가장 중요하다”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전문대학 관광계열학과들과 경쟁하기 위해 취업과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이과계열 취약, 한의학 등 일부 학과에만 집중

최근 전국에 많은 대학교들이 이과계열 취업률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도내 대학들도 물론 이과계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도내 대학교들은 여전히 의학과 한의학 등 인기 학과에 한해서만 취업률이 높을 뿐 이과계열 등 여타 계열에서는 뚜렷한 두각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한의학 부문에서 지명도가 높은 원광대학교는 전국 15개교의 치의학계열 대학 가운데 97.2%의 취업률을 기록, 전국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들 학교들의 다른 계열 취업률을 살펴보면 대부분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어 의·치·한의학 계열의 높은 취업률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석대의 경우 전자공학계열에서 취업률 50%를 보이며 전국 86개교 가운데 하위권인 75위에, 원광대는 이보다 낮은 49.3%로 그 뒤를 이었다. 정보통신공학 계열에서도 우석대학교는 50%의 취업률로 전국 112개교 중 98위를 기록, 같은 계열 도내 전문대학 중 전주비전대학 취업률 77.3%보다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대학교들이 입학생 늘리기에만 급급, 내실있는 프로그램 마련을 통한 취업률 끌어올리기에는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스> 전북대 취업률 호남·충청권 1위-‘희망은 있다’

이번 대학교 취업률 공시가 꼭 도내 대학들의 불투명한 미래만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

전북대학교는 올해 52.3%의 취업률을 기록, 졸업자 3,000명 이상의 전국 29개 대학교 가운데 17위를 차지했다. 강원과 제주를 포함한 호남·충청권 대학 가운데에서는 가장 높은 결과다.

경제 규모 면에서 대전·충남, 광주·전남 지역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전북지역의 취약한 경제기반을 감안할 때 크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공별로는 간호학과가 84.4%의 취업률로 전국 6위, 국립대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한 통계학과가 78.4%(전국 5위), 수의학과가 76.3%(전국 3위), 기계공학과가 74.2% 등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이귀재 전북대 종합인력개발원장은 “경제 규모가 전북에 비해 2∼3배 되는 대전·충청 지역과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들보다 우리 대학의 취업률이 높은 것은 학생 취업의 중요성을 교직원, 학생 모두가 인식하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도 본다”며 “취업의 질을 높이는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은기자 rhdms@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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