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소기업의 무역인력 부족 해결 제안
도내 중소기업의 무역인력 부족 해결 제안
  • 장상규
  • 승인 2011.08.2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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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대란’과 ‘구인란’ 이라는 두 단어는 공존할 수 없다. ‘청년실업대란’인 경우 업체들은 기존 인력이 충분해서 더 이상 젊은 구직자를 채용 할 필요가 없을 때에 발생하는 것이고 ‘구인란’은 일자리가 넘쳐서 구직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경우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가지 현상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역설적’인 현상이 지방에서는 진즉부터 나타났었다.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적으로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수도권 대기업에만 취업하기를 원하고 지방 중소기업은 꺼려하는 이른바 ‘수도권 대기업 쏠림현상’ 때문이다.

무역협회에서 운영하는 무역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무역아카데미 과정은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10개월동안 무역실무와 외국어를 강도높게 교육시키고 있어, 많은 무역업체에서 이들 졸업생을 입도선매 형식으로 채용하고 있다. 지난 6월 수료한 총 72명 중 현재까지 50명이 취업을 했다. 이들 중 지방소재 기업에 취업한 학생은 5명에 불과하며, 아직 22명은 미취업자 상태로 있는데 이들은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반기 대기업 공채를 위해 취업을 잠시 보류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청년들이 지방소재 중소기업에 취업을 원치않는 이유는 고용조건이나 기업의 장래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불리한 결혼조건, 자녀교육, 자기개발 기회의 부족과 문화시설 부족 등 생활여건과 관련이 크다. 즉,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현실과 문화적 욕구의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의 특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전라북도 수출은 사상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금년 7월말 기준 수출은 77억달러로, 2009년 전체 수출 금액을 훌쩍 넘어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2010년의 수출 기록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중소기업의 경우 동 업무는 주로 회사 대표가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규모가 확대되면서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무역 업무는 무역 전문인력이 담당하고 대표는 경영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무역 전문인력이 부족한 지방업체에서는 인력난을 겪게 된다. 지방에 오려는 신규 무역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기존의 인력도 수도권 대기업으로 이동하면서 무역인력 부족현상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지방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지방 중소 수출기업들이 부족한 무역인력난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무역지원기관을 활용하길 바란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무역자문위원과 같은 무역컨설턴트를 활용하면 무역 업무 처리에 도움이 되는데 무역협회 전북지부는 도내 중소수출기업들의 무역애로 해소 및 무역실무에 관한 상담을 위해 2명의 무역자문위원을 위촉하여 운영하고 있다. 자문위원들이 업체를 직접 방문하여 무역 자문은 물론이려니와 실무 지원도 하고 있는데 그 예로 무역협회의 New Exporters 300이라는 수출기업화 사업에 참가한 업체들은 무역자문위원을 자사의 무역전문인력처럼 활용하여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무역협회외에도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 그리고 전북경제통상진흥원 등 수출유관기관들도 무역컨설팅을 할 수 있는 무역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둘째, 다문화가족을 활용하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인구는 약 180만명 정도이다. 전체 인구의 약 4%에 해당하며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전라북도의 경우도 비슷하다. 현재 5천여명의 다문화 가족이 있으며 그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은 우리나라와 다문화가족의 모국을 연결하는 ‘다리(bridge)로 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말과 모국어 사용이 모두 가능하고 현지 바이어와 거부감 없이 접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들을 잘 활용할 경우 기업의 수출 업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무역협회는 다문화가족을 해외시장개척요원으로 활용하여 도내 무역업체의 수출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들은 주로 모국 바이어 발굴과 통·번역, 그리고 바이어와의 유·무선 접촉으로 해당업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아직 무역업무가 낯설고 서툴지만 무역업무에 종사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모국 바이어와의 원활한 의사소통능력을 바탕으로 신명나게 일하고 있어 조만간 수출성사소식과 무역전문인력으로의 변신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육성된 다문화 해외마케팅 요원은 도내 무역업체에 취업을 하게 된다.

셋째, 퇴직 무역인력을 활용하자.

40-50대의 퇴직 무역인력은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가이나 연령적으로 재취업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다. 그렇지만 이들을 도내 중소기업에서 무역전문인력으로 활용할 경우 투자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역협회는 2010년부터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지만 현재는 실직상태인 40-50대 중견전문인력의 재취업을 촉진하는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만 200여명을 취업시키는데 성공하는 등 효과가 크다. 무역협회외에도 KOTRA, 중기중앙회 등도 퇴직한 해외전문인력을 활용하여 중소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북 소재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이 현저히 낮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지방 중소수출기업의 무역전문인력 부족현상은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졸 청년을 신규무역인력으로 채용하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무역컨설턴트를 활용하거나 다문화가족, 퇴직무역인력을 고용하는 등 새로운 무역인력충원방법을 도입한다면 무역전문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도내 중소기업의 무역인력 해결을 통한 수출증대로 건강하고 잘사는 전라북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장상규<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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