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기표 단일대오 형성에 “친박+위원장 규합이다” 공방
태기표 단일대오 형성에 “친박+위원장 규합이다” 공방
  • 박기홍기자
  • 승인 2011.08.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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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도내 당협위원장 8명이 24일 기자회견을 하고 차기 도당위원장 경선에서 태기표 전주 완산갑 당협위원장을 지지선언하고 나섰다. 대동단결과 화합을 명분으로 ‘태기표 몰아주기’에 나선 것인데, 유홍렬 전 도당위원장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721명의 대의원 표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①사실상 태기표 추대?

도당위원장 선출 투표권은 대의원이 갖고 있다. 전북도당은 대의원 수를 유권자의 0.05%로 결정했고, 도내 전체에서 각 시·군별 인구비례를 적용해 721명을 추출하게 된다. 문제는 대의원 추천권을 사실상 당협위원장이 쥐고 있다는 점. 8명의 당협위원장이 태기표 몰아주기에 나선 것은 사실상 추대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의원 표 계산을 해보면 전주 완산갑 51표, 완산을 61표, 덕진 91표, 익산갑 46표, 익산을 51표, 군산 89표, 부안·고창 43표, 김제·완주 63표, 무진장·임실 39표 등 태 위원장을 지지한 당협위원장 측의 표가 538표에 달한다. 대의원 전체의 75%를 점유한 당협위원장 9명의 지지세력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김영배 익산을 당협위원장은 “전북도민과 당원들의 심부름꾼으로 ‘한나라당 부활’에 신명을 바치겠다는 태 위원장에 힘을 몰아주기로 했다”고 말했고, 이종영 군산당협위원장도 “전북이 단결해서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라고 ‘태기표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②대의원이 심판할 것?

유홍렬 전 도당위원장은 “대의원 관리조차 해오지 않은 위원장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려 한다”며 “자리만 겨냥해 이합집산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8명의 당협위원장 지지 선언과 관련, “한 마디로 친(親)박 세력의 규합이란 명분을 걸어 당협위원장들이 자리 확보에 나섰다”며 “당은 당원에 의해 움직여야 하지 위원장들이 마음대로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97명의 당연직 당직자에 의존하면서 대의원들의 진정한 뜻을 물으면 승산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두 차례의 도당위원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됐지만 대의원들의 현명한 선택이 자신을 도당위원장 자리에 앉혔다는 설명이다. 태 위원장 지지 선언에 동참하지 않은 정읍(42표)과 남원·순창(41표)에, 당연직 당직자 97표를 포함하면 180표(25%)인데, 대의원들의 선택이 더해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셈법이다.

③정운천 외딴섬 걱정?

한나라당 내 호남 맹주로 자리했던 정운천 전 최고위원은 고도(孤島) 신세가 됐다. 정 전 최고위원은 당협위원장들이 추대해 준다면 도당위원장에 앉을 뜻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정작 당협위원장들이 선택한 사람은 정 전 최고가 아닌 태 위원장이었다. 정 전 최고와 당협위원장의 관계는 작년 지방선거 이후 불편했다.

한 당협위원장은 “정운천 전 최고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그러나 자세한 속내는 얘기할 수 없다”는 말로 복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친(親)이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태 위원장을 지지한 8명의 당협위원장들은 “태 위원장이 중립지대에 있어 계파를 배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친이 측에선 “친박세력과 당협위원장들의 규합”이라며 “자리 다툼에 신경 쓰는 사람이 중책을 맡아서야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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