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판을 바꾸자 - 지역 정치개혁 가능한가?
전북! 판을 바꾸자 - 지역 정치개혁 가능한가?
  • 김남규
  • 승인 2011.08.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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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하게 평가자면 ‘지역정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정책의 상실, 아직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중앙집권적인 정치 행태가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정치가 쉽게 자리 잡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 사회 내부의 시각으로 바라보더라도 지역정치는 없다. 주민들의 삶의 문제를 이야기 하는 정치가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어떤 전략과 정책도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그렇다. 지역 발전 전략이라고 하는 것이 단체장, 국회의원, 여야 가릴 것 없이 20년 동안 귀에 못 박히게 들어온 것은 새만금 이야기뿐이다. 적어도 지역의 유력한 정당인 민주당이 전북의 발전전략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혹 정책협의회와 같은 모임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도민들에게 유의미한 정책이었는지 의문이다.

진보정당도 마찬가지다. 선거 공약을 살펴보면 대부분 중앙당의 정책을 베낀 것이 많다. 지역현안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 대표급 인사가 내려오더라도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적당한 정치적 수사로 땜질 할 뿐이다. 도민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계획을 나누지 못하기에 지역 정치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 학계와 시민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지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지역을 연구하는 사람이 없다. 지역발전 전략을 짤 수 있는 기초적인 연구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도민의 관심과 에너지를 모으는 출발과 같다. 지역 문제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만들고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당은 이러한 보고서를 기초로 지역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어렵다면 전라북도가 전북발전연구원에 연구 기능을 부여하고 지역의 학계, 시민사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총선은 다양한 지역발전 정책이 나오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누가 당선되든지 예전 그대로 지역은 낙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제까지 벌여왔던 낡은 판을 바꾸고 좀 더 큰 판을 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토목사업 위주의 개발 사업 말고, 새만금 사업 우려먹기 말고, 세력들끼리의 표 나눠먹기 말고, 지역의 변화와 발전이 선거의 화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가 임박해 후보 중심의 논의가 전개되기 전에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역정치 개혁에서 민주당 일당독점체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공천이 당선이라는 구도가 20~30년간 유지되어 왔다. 무늬만 지역출신, 부모의 고향을 팔아서 지역 출신을 운운하며 지역의 실정조차 모르고 기존 선거조직을 인수해 선거를 치르는 그런 인사를 낙하산식으로 공천하는 행태가 최근까지 지속되어 왔다. 민주당의 공천 행태부터 바꾸어야 한다. 토종 정치인이 어께를 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은 공천 방식을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 도민경선 혹은 주민경선체제로 바꿀 만큼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천이 당선이 구도가 지속되는 한 지역 발전 정책이 나올 수 없다. 서울의 유력한 정치인에게 줄서기만 하면 되는 낡은 정치행태로 인해 지역 정책이 필요가 없는 선거를 계속해온 것이다. 민주당의 공천권을 도민들이 되찾아 옴으로써 지역 정책도 만들 수 있다. 특정인맥과 세력에 기대어 공천권에 목메는 정치 행태가 계속 된다면 전북지역의 혁신과 발전은 먼 이야기가 될 것이다.

또한 내년 선거를 앞두고 논의 되고 있는 야권 통합 논의 역시 전국적인 분위기에 묻혀 가서는 안 될 것이다. 당과 당의 통합 논의로만 갈 경우 진보정당이 의석을 얻기 위해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하는 수준에 머물고 말 것이다. 지역 발전 전략 없는 정치세력끼리의 세력 통합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시민사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역의 새판 짜기라고 하는 큰 틀로 나아 갈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견인하는 역할이 필요할 때이다.

김남규<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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