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빗물이용 방안마련 시급
현명한 빗물이용 방안마련 시급
  • 김진태
  • 승인 2011.08.23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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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폭우로 인한 피해가 컸다.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서의 산사태와 이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비롯하여 뒤늦게 우리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정읍지역을 비롯한 재해지역이 선포되었다. 해마다 반복되는 ‘사상최대~’ 또는 ‘100년만의~’ 수식어가 바뀌지 않은 채 피해사례는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각종 언론이 호들갑떨던 것이 기억난다. 우리나라의 적확한 실태파악없이 단순히 UN산하기관인 국제인구행동단체(PAI)에서 발행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는 정부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심각한 오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해당 국가에 대한 계절적 특성이나 분야별 물이용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근거로 분석과 검토를 거친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전체 강수량을 인구로 나눠 산출한 물이용량 산출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인 여건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문제점을 안고있다. 문제는 이를 빌미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사업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4대강사업이 박차를 가하며 마무리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폭우로 인해 상당한 피해와 지장을 받았기 때문에 원래의 공사계획을 수정해야 할 구역이 대부분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다시 한번 반문하게 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47개국가 가운데 연중 강수량이 1천㎜를 초과하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세계 평균 강수량은 973㎜로 우리나라는 평균 강수량이 1천273㎜를 나타낸다. 비교적 수자원이 여유있는 나라에 속하며 매년 평균적인 강수량을 기준으로 평가한 수자원량으로 치면 43위에 해당된다.

이처럼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과 정책들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최근 들어 빗물을 생수로 활용하거나 판매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청정지역에 내리는 빗물을 정화처리하여 ‘구름의 물’이라는 브랜드로 빗물생수를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빗물을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몇 년전부터 소수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빗물은 자연적으로 생성되고 순환되는 천연수이기 때문에 초기의 불순물을 제거한다면 양질의 약수에 버금가는 수질을 보인다는 것이 연구결과이기도 하다. 빗물을 처리한 빗물생수,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그리고 수돗물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시음자들이 빗물생수의 물맛이 가장 뛰어나다고 했다는 사례는 이를 증명하고 있다. 빗물을 생수로만 이용하기 보다는 현재로서는 중수수준에서 이용가능한 정원수, 청소용수 등 생활용수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갈수록 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반 가정에서 실천가능한 물절약 방법을 일반화시키고 있는 미국의 경우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구호성 홍보가 아닌 실생활에서 실천가능한 방안을 강구하여 보급하는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실제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어 생긴 질병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는 세계적 실태, 특히 제3국가들에서의 어린이 희생을 생각하면 물에 대한 이용과 보존을 위한 방안은 매우 필요하다. 이 가운데 수자원을 확보하여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LID 방안도 필요하지만 여름철 한 시기에 집중되는 폭우를 어떻게 좀 더 체류시키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순간 쏟아진 빗물이 흙탕물이 되어 바다로 흘러가버리게 되면 아무 소용도 없게 된다. 저류시설을 만들고 기존의 시설을 이용하여 빗물을 저장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렇게 모을 수 있는 수자원량이 22조원을 들여 진행하는 4대강사업보다 효과적이라면 당연히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빗물은 그 어떤 과학적 처리방법이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소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약수라 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생성되고 순환하는 과정에서 그 형태가 빗물로 표현될 뿐이다. 지하암반수의 물이나 빗물의 가치는 동일하다.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건강하게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수자원에 대한 관심을 다른 지역보다 우리 전라북도에서 일찍 시작하는 과감성과 결단이 요구된다.

김진태<전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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