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값 전쟁...결국 소비자만 봉이었다
우유값 전쟁...결국 소비자만 봉이었다
  • 김민수기자
  • 승인 2011.08.22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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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와 우유업체 간의 지루한 원유가격 전쟁이 ℓ당 704원에서 130원 인상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원유값 인상이 우유값 인상을 불러와 당장 학교 급식비와 커피, 빵값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우유전쟁’ 후폭풍이 서민에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14차 낙농진흥회 소위원회에서 낙농가와 우유업체는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704원에서 834원으로 130원(18.5%) 인상하고, 체세포수 2등급 원유의 인센티브 가격을 23.69원에서 47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방안에 합의했다.

합의가 발표되자 우유업계에서는 ℓ당 400여원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할 계획에 착수했고, 정부의 억제 압력에 눈치만 살피고 있는 입장이다.

지난 2008년 원유값이 ℓ당 584원에서 704원으로 올랐을 때 우유 소비자가는 1,800원에서 2,180원으로 380원 인상된 사례로 볼 때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우유값 인상액도 400원 가량이 우세하다는 전망으로 단지 그 시기만을 조정하고 있다.

우유값 인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소비자인 서민이다.

급식용 우유값을 걱정해야하고 가뜩이나 오른 물가에 우유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여 소비자만 피해보는 게 아니냐는 것.

22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급식용 우유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급식용 우유의 경우 농식품부가 매년 고시하는 가격에 1년간 고정 가격으로 정해져 당장 올 2학기는 변동이 없을지 몰라도 내년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올 학교급식용 우유 공급 가격은 330원(200㎖)으로, 이 가격은 내년 2월까지 적용되지만, 내년에는 올라 급식 예산도 올해보다 늘려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원유 가격 인상은 우유를 많이 사용하는 커피전문점과 제빵 등 식품업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의 한 커피 체인점 관계자는 “카페라떼 메뉴의 경우 우유의 비중이 60%가량으로 절대적으로 우유를 많이 사용한다.”고 말한 후 “가격 결정은 본사에서 기준을 정해주지만 우유가격이 오르게 되면 자연히 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유식빵 등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제빵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시민 김모(40)씨는 “원유값 인상 싸움으로 소비자를 한번 골탕을 먹이더니 결국 이젠 우유값으로 두 번째 걱정을 안긴다”며 “소비자만 봉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민수기자 leo@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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