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미술축제에 대한 단상
전북 미술축제에 대한 단상
  • 이흥재
  • 승인 2011.08.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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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광주 비엔날레와 디자인 비엔날레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비엔날레가 2년에 한번씩 열리는데, 다음해에 디자인 비엔날레가 있어 매년 비엔날레가 열리는 셈이다. 또 광주 아트페어가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9월1일부터 9월4일까지 열린다. “새로운 아트 : 광주”라는 구호이다.

문득, 새로운 아트 : 전북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일본의 트리엔날레가 떠올랐다.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비엔날레 보다 3년에 한번씩 열리는 트리엔날레가 좀 더 신선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에치고츠마리(越後妻有) 트리엔날레는 ‘대지(大地)의 예술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2000년에 출범했다. 이 행사는 니가타(新潟)현의 남쪽 토카마치(十日町)시와 인근 농촌을 포함하여 총6개 권역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4회를 치러낸 에치고츠마리 트리엔날레는 아티스트와 주민들의 협력으로 “지역 밀착형”공공미술 작품을 제작해, 문화적 비전을 지속적으로 다지는 예술축제다. 또 세토우치(???)국제 예술제는 카가와와 오카야마 양현에 걸쳐있는 세토우치 해안의 나오시마(直島)등 7개 섬과 다카마츠시에서 동시에 열리는 대규모 현대예술제이다.

이 에치고츠마리 트리엔날레와 세토우치 국제예술제의 종합 디렉터는 일본의 저명한 아트디렉터 기타가와 후람(北川 フラム)이다. 그는 21세기 아트의 역할은 무엇인가? 라는 고민에서 축제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치고츠마리는 약 762㎢의 대지를, 세토우치는 광활한 섬과 바다를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간주하여 동시대 세계적인 미술거장들이 참여하여 작품을 펼쳤다.

에치고츠마리는 ‘교류인구의 증가’, ‘지역의 정보 발신’, ‘지역 활성화’, 그리고 세토우치는 ‘관광진흥’, ‘지역이미지 향상’을 주요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다. 3년 만에 열리는 국제전이지만 일회적 페스티발로 끝나지 않고,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함께 프로젝트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예술이 삶 그자체로 승화되는 과정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기타가와 후람 감독의 기획은 대성공이었다. 에치고츠마리는 제1회전에 32개국에서 148점을 제작했으며 16만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이후 매회 규모가 커져 2009년 제4회전에는 40개국에서 365점의 작품을 제작했고 3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세토우치는 당초 40만 관객을 예상했지만 100만명이 넘는 대성황이었다.

이제 문화산업의 시대이다. 문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최근의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미학적 문맥 못지않게 개최지역의 문화적·경제적 활성화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요코하마 트리엔날레는 ‘Our Magic hour'라는 주제로 지난 8월 6일부터 11월 6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현대미술관과 뱅크아트 스튜디오에서 개최된다. 오사카 에리코 총감독은 “5개월 전 발생한 일본 대지진 이후 예술로서 작은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데 어떻게 기여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였다”며 “전시 작품의 설치와 구성을 관람객들이 재난 상태에서 그들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고 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0’은 2010년 8월 말부터 약 2달에 걸쳐서 개최되었다. <도시의 축제 Art and Cities>를 테마로 열렸던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약 70개팀의 미술가들이 참여한다. 이 트리엔날레는 아이치와 나고야 시민들의 문화적인 심볼로서 로컬한 기능을 가지면서 국제적으로 문화를 발산한다는 목표였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세가지 컨셉으로 구성되었다.

첫째는 현대미술의 첨단동향을 국제적인 시각에서 소개하는 것이다. 전 세계 예술계의 동향이 아이치에 집약되고, 이어서 온 세계로 발산해 가는 것은 아이치의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는 트리엔날레를 도시의 축제로 만들어 도시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미술관이나 극장뿐 아니라 광장이나 공원 등 야외에도 전시장이 마련되고, 대도시 안에 매력적인 공간을 창조한다.

셋째는 현대 미술을 중심으로 오페라나 댄스, 음악 등의 퍼포밍 아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종래 국제전시회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가령 전주를 중심으로 군산, 익산, 완주, 김제, 부안이 3년에 한번씩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산과 들 그리고 새만금에서, 트리엔날레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흥재<전북도립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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