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의 국보순례
유홍준의 국보순례
  • 김미진기자
  • 승인 2011.08.15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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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 널리 알려진 문화재는 물론 비교적 생소한 문화재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명작들의 갈라쇼’가 펼쳐진다.

유홍준(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우리 마음 속에 간직할 기념비적인 유물을 중심으로 소개한 명작 해설서 ‘유홍준의 국보순례(눌와·1만6,000원)’를 내놓았다.

지난 2009년 4월부터 올 7월까지 2년여에 걸쳐 매주 한 회씩 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선별하여 묶은 것으로, 이 책에서 ‘국보’는 나라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국보와 보물에 의미를 국한한 것이 아닌 지은이가 명작이라 생각하는 소중한 우리 유물까지를 포함해 이른다.

책은 유물 종류에 따라 그림·글씨, 공예·도자, 조각·건축, 해외 한국문화재로 나눠 구성했다. 다양한 종류의 유물을 아울러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며 각 문화재의 참 멋과 새로운 멋을 발견하는 것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모든 장이 의미가 있지만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해외 한국 문화재’다. 평소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던 저자는 해외 박물관을 순례하며 미국과 유럽에 있는 중요한 유물들을 미술관별로 대략 일별했다. 해외 박물관에서 제공한 양질의 도판을 수록, 국내에서 감상 기회가 적은 유물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지은이는 보다 많은 독자에게 우리의 명작을 소개하고자 미술사나 문화재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간결한 대중적 글쓰기 방식’을 택해 해설을 전개했다.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 원숙한 필치로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쉽고 인상적인 해설이 돋보이는 것.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일명 ‘미스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은 전북 부여 규암에서 쌍으로 발굴되었으나 현재는 홀로 남아 언니와 헤어져 있는 것처럼 안쓰럽다.”

“양송당 김지의 ‘동자견려도’에는 한사코 나무다리를 건너지 않으려는 나귀와, 그를 잡아끄는 동자의 움직임이 생생하다.”

이처럼 지은이는 살아 숨 쉬는 생명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으로 문화재를 감상한다. 그 눈빛은 읽는 이에게 그대로 전달 돼 섬세하고 다정한 옛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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