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남정미소,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전
계남정미소,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전
  • 김미진기자
  • 승인 2011.08.11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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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노동.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김지연(사진작가) 대표는 현재 농촌을 생각하면서 두 단어를 떠올렸다. 60대가 젊은이 축에 속하는 늙은 농부들은 그저 들판에 나가 땀을 흘리고 있고, 해를 거듭할수록 한 집 두 집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김 대표가 지난 1년 동안 진안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만난 주민들의 모습을 사각의 프레임에 담았다. 13일부터 9월 25일까지 계남정미소에서 열리는 ‘농촌을 지키는 사람들’ 전.

이른 새벽부터 논에 나가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마을 사람들을 불러모아 흑백사진 한 장 남기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마을 이장님을 만나고, 마을회관에 찾아가 어르신들에게 협조를 구해 귀한 사진 한 장을 얻게 됐다. 진안 은천리, 추동마을, 서산마을, 윤기마을, 무거마을, 계남마을, 동신마을까지 카메라를 들고 곳곳을 누볐다.

지난 2007년에도 마을 이장들을 촬영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기록으로 남긴 바 있는 김 대표가 5∼6년이 지나 다시 찾아간 마을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김 대표는 “이장님도 바뀌고, 마을 곳곳에 빈집도 늘어가고, 반갑게 웃음짓던 그 어르신도 볼 수 없게 됐다”면서 “우리시대의 마지막 농부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어쩌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우리시대의 마지막 농부를 흑백 사진 속에라도 붙잡아두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마을 회관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농부들의 얼굴에는 지난 시간 농촌마을의 역사가 살아 숨쉰다. 농부라는 직업을 평생 업으로 안고 살고 있는 이들은 바로 우리를 잉태하고 교육을 시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어머니요, 아버지인 셈이다.

김 대표는 “농사를 짓지 않는 농촌은 대한민국 모두의 위기이지만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마을 회관이라는 비슷한 장소에서 포즈를 취한 농부들의 모습에서 이들의 인내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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