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하차선언'이 방송가 비상인 이유는?
강호동 '하차선언'이 방송가 비상인 이유는?
  • /노컷뉴스
  • 승인 2011.08.11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박2일’=‘강호동’이란 등호는 현재의 상황만 보자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강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하다. 프로그램 자체에서 강호동은 구심점 역할을 하며, 멤버들을 융합하는 리더이자 리얼리티 속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MC이다.

현재 제작진과 강호동 본인 측이 최대한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어떠한 확정도 지을 수 없지만 ‘하차’라는 말이 나왔다는 자체에 방송가는 발칵 뒤집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년 동안 ‘1박2일’은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으며 예능으로는 넘보기 힘든 시청률 20%의 벽을 여전히 넘기고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1박2일’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있는 KBS로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노릇이며, ‘최고의 자리에서 박수 칠 때 떠나고 싶다’는 강호동의 의사 역시 의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강호동이 ‘1박2일’에 남느냐 떠나느냐를 넘어 방송가 전체에 비상이 되고 있다.

‘1박2일’로서 강호동이 떠나는 것은 비상사태일 수 있지만, 왜 이 문제가 방송가의 전체적인 비상인 것처럼 확대되고 있을까. 정작 강호동이 ‘1박2일’을 제외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나 SBS ‘강심장’ ‘스타킹’ 등 타 프로그램까지 하차를 논의하고 있거나 종편(종합편성채널)행을 확정지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는 현재 지상파 방송 3사의 예능국이 비정상적으로 강호동과 또 다른 국민MC 유재석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예능계에서 ‘강호동-유재석’ 2강 체제가 이어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3~4년은 훌쩍 넘었다. 강호동이나 유재석이 있으면 프로그램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처럼 여겨지며, 이는 어느 정도 맞는 사실이다.

월화수목금토일 일주일 내내 금요일을 제외하고, 주중 심야, 주말 오후 시간대를 강호동과 유재석이 양분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강호동과 유재석은 프로그램 자체는 물론 각 방송사 예능의 핵심이 됐고, 강호동이 없는 ‘1박2일’, 유재석이 없는 ‘무한도전’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됐다.

이런 현상이 더욱 거세지다 보니 강호동이 대표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1박2일’에서 하차한다고 했을 때, 이 구도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지 우려 아닌 우려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강호동-유재석 양분체제가 천년만년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과연 이 둘을 대체할 만한 MC를 찾을 수 있을지도 현재는 의문이다.

눈앞의 현실만 보더라도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하차했을 때 이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제 2의 강호동’이 나타날까 묻는다면 그 답은 부정적일 것이다. 이 때문에 ‘1박2일’은 곧 강호동이며,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은 무의미하다는 결론까지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한 사람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현재의 상황이 단순한 프로그램 하차 사건이 아닌 방송가 전체의 비상으로 작용한 이유일 것이다.

/노컷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