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정무부지사 김승수 내정
전북도 정무부지사 김승수 내정
  • 박기홍기자
  • 승인 2011.08.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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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주 지사의 최측근인 김승수 전 전북도 대외협력국장(42)이 2년 만에 컴백한다. 그것도 정무부지사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도는 9일 김 정무부지사의 내정과 관련, “민선 5기 도정의 주요 현안을 역동적으로 추진하고 정무 기능인 도의회와 정당(국회), 사회단체 및 각계각층의 지역민과 함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통합 마인드를 겸비한 ‘실무형 정무’ 역할을 잘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내정자가 도지사 비서실장(2006년 8월∼2007년 8월)과 대외협력국장(2007년 8월∼2009년 8월)을 역임했고, 특히 소통의 창구랄 수 있는 대외협력국장 자리를 맡아 탁월한 열정을 발휘하는 등 행정의 조정능력을 검증받았다는 것이다.

김 정무는 절차를 거쳐 다음주 중에 공식 임용될 예정이다. 그의 발탁은, 40대 초반의 젊은층인 데다 정자영 비서실장과 함께 김 지사의 양대 복심(腹心)이라는 점에서 각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정치권에선 그동안 도와 소원했던 관계를 복원해줄 가교 역할을 크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가예산 확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유치 등 여러 현안 추진 과정에서 불거졌던 불협화음을 잠재우고 갈 길 바쁜 도정이 순항할 수 있도록 정무적 활동을 원만히 해낼 적임자라는 시각이다. 젊은 나이에 비해 생각의 품이 넓고 판단력이 예리하면서도 각을 형성하기보다 화합형인 김 정무 카드에 대해 사회단체 등 각계에서도 수긍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김 지사를 위한 치열한 열정이 내부 발탁의 배경이라면, 생각이 깊고 남을 배려해온 그의 행적이 외적 환영의 배경인 셈이다. 하지만 김 정무의 앞날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1인 지하의 측근은 권한보다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인데, 정무부지사 자리가 포개지면서 이제 권한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도내 정치권이나 도정에 협력해온 우호세력은 앞으로 민원이 생길 경우 권한과 책임을 함께 쥔 정무부지사 방으로 곧바로 뛰어갈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비서실장에 이어 정무까지 측근으로 기용하는 친정체제 구축은 자칫 실·국장 등 도청 고위직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실·국장들이 도백의 판단과 의중을 직접 확인하고 소신있게 정책을 밀어붙이기보다 실세라인의 눈치나 보면서 머뭇머뭇 할 공산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청내 직원들 사이엔 김 정무의 재입성을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우리들의 천국’이 아닌 ‘그들만의 도정’이라는 지적이 나올 경우 방관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도정의 힘은 분산되고 청원들의 역동적 에너지를 한 곳에 모을 수 없게 된다. 결국 김 지사가 어렵게 꺼낸 ‘김승수 카드’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의 열정과 겸손 외에 끊임없는 자기 반추, 도백을 위한 올바른 보필, 청원들을 위한 따뜻한 가슴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내 한 직원은 “대외협력국장 시절의 품넓은 처신을 볼 때 부지사 역할도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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