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석정문학관 초대 관장 허소라 시인
부안 석정문학관 초대 관장 허소라 시인
  • 김미진기자
  • 승인 2011.08.08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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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문학회(회장 오하근)가 민간위탁하는 부안 석정문학관이 오는 10월 29일 개관을 앞두고 허소라(75·시인) 군산대 명예교수를 초대 관장으로 선임, 본격적인 문학관 운영에 들어간다. 격동하는 한국 근대사 1930∼1950년대를 온몸으로 살아 온 신석정(1907-1974)은 자연과 역사를 함께 아울러온 대표적 시인. 그의 시정신이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외적으로 새롭게 연구·조명되고 있는 시점에 석정문학관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8일 신아출판사에서 허소라 초대 관장을 만나 문학관 건립의 의의와 향후 방향, 전망을 들었다.

“1930년대 이래 8.15 광복, 이후 반공독재와 군사독재 등 격동기 속에서도 지조의 시인으로 살아온 석정의 업적이 이번 문학관 개관을 통해 새롭게 조명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땅히 기념해야 할 인물 신석정이 다행스럽게도 재평가되고 있다. 사실 그를 조명하는 문학관의 개관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구심점이 될 공간이 마련돼 다행스럽다. 지난 40여년 동안 광신도(?)처럼 석정에 관한 자료를 수집·연구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오로지 신석정이라는 한 우물만 파 온 허소라 관장.

허 관장과 석정 시인의 인연은 남다르다. 1955년 전북대를 출강했던 석정의 강의를 들었던 그는 석정에게 시를 배웠고, 1959년 ‘자유문학’지에 신석정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고, 필명 ‘소라(素羅)’ 또한 그에게 받은 선물이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작게나마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이끌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허 관장이 구상하는 문학관은 유품을 오래 보관하는 박제화된 공간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문학관이다.

허 관장은 “석정 시인의 고매한 시정신과 살아온 역사적 발자취를 널리 알려 난세속에 시인과 작가들이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문학이란 자신의 정신, 그 궤적을 담아놓는 행위이고, 나라에 위기가 닥쳤을 때 문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동시에 그 모습이 모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신의 궤적을 읽을 수 있는 메카로 조성하겠다는 것. 작가들의 삶의 길을 제시할 문학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어 허 관장은 “굳이 문학전공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전국적으로 알려진 문학관과 박물관, 미술전시장 등을 찾는 일반 탐방객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이 남녀노소 문학관과 옆 부안의 고가 청구원도 부담없이 둘러보며 석정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역 사회 문화예술인과의 소통과 화합의 통로를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문학관 진흥을 위해 다양한 유물 확보와 연구사업은 물론, 백일장 개최, 시인학교 운영 등 전문가와 함께 대중의 관심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운영위와 수시로 논의하면서 외연을 확대해갈 생각이다. 석정의 마스코트인 ‘촛불’의 이미지를 차용한 ‘촛불마을’과 기념탑 건립에도 석정의 시를 활용하는 방안 등 구체적인 사업구상도 진행형이다.

석정문학관은 석정이 태어난 부안읍 선은리 고택 주변 부지 1만7,584㎡(5,300여 평)에 지상 2층, 연면적 1481㎡ 규모로 건립됐다. 석정 선생의 시계와 인장, 파이프담배대 등 유품을 비롯해 서울·광주·전주에서 선보였던 자필 시화전 작품, 유고문집, 미발표 작품을 포함한 자필원고, 육성테잎, 생전에 간직해왔던 주요 스크랩북 등이 주요 전시된다.

김미진기자 mjy308@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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