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대학 취업 풍속도
바뀌는 대학 취업 풍속도
  • 김상기기자
  • 승인 2011.08.05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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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경영학과 4학년 장은비(22)양은 다양한 스펙의 소유자다.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기업실무진들과 14주간 서울에서 수업을 진행한 ‘취업아카데미 재무·기획과정’을 수료했고, 한국무역협회 주관의 ‘글로벌 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에서 1년 반 활동하며 중국 등지를 다녀오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대학생 청렴홍보단으로 활동했으며, 한국경제인연합회의 ‘영 리더스클럽’ 정회원이기도 하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삼성전자의 MP3앱 마케팅 공모전에서 대상을, 지식경제부의 대학생 무역구제 모의재판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국민은행의 KB희망공부방 자원봉사활동으로 우수자원봉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자원봉사와 JA Korea 대학생 경제교육봉사단 등의 자원봉사 경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학을 즐기고 싶었어요.”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아직 해외연수를 못간 것이다. “아쉽긴 하죠. 하지만 괜찮아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여러 외국인 친구를 알고 지내는 것으로 우선은 만족해요. 전 아직 휴학을 한 번도 안했거든요. 해외연수간다며 어설프게 휴학하기는 싫었어요. 졸업 후 제가 원하는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 금융 재무쪽에 취직된다면, 외국 나갈 일은 저절로 생길 거라고 봐요.”

역시 같은 학교 4학년 박천환(25)군은 3월부터 일본 후쿠오카에서 농사를 지었다. 대학이 후원하는 해외인턴쉽 과정을 통해 이 지역 대학과 연계된 기업체에서 유기농법을 연구 중인 것이다. 학점도 인정되고, 기술도 배울 수 있고, 외국생활도 할 수 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일정한 요건만 충족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4학년 1학기를 일본에서 보낸 박군은 최근 다시 해외인턴쉽을 지원, 2학기도 일본에서 농사를 지을 예정이다.

대학의 취업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학생들도 이젠 영어나 상식공부만해서는 취업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다. 기업들이 실무능력을 중시하면서, 학생들의 취업준비도 다양해지고 있다. 새벽 일찍 도서관을 찾는 예전 방식보다는 경력과 경험치를 쌓는 데 주력하는 학생들이 늘었으며, 대학 또한 그런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세계교육기행과 해외봉사활동, 직장체험프로그램, 병영캠프 등은 이제 기본이고, 3~4명의 학생들이 팀을 이뤄 희망기업을 직접 방문해 담당자를 만나도록 주선하는 ‘기업의 달인되기’, 추천도서를 선정한 후 책을 읽은 학생들을 모아 토론대결을 펼치는 ‘책벌레 기르기’ 등 수많은 실무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커리큘럼을 대학이 개설하고, 그 과정을 마친 졸업생 중 일부가 고정적으로 해당기업에 취업되는 계약학과도 적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전북대 취업담당자는 “우리 대학도 2학기부터 항공엔진을 생산하는 업체와 연계된 계약학과가 공식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학의 취업열기도 예전처럼 도서관이란 한정된 공간으로만 집중되지 않고 서울 학원가나 외국, 기업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자신의 장점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학생에게 더 많은 취업기회가 주어지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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