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교수, 강남좌파
강준만 전북대 교수, 강남좌파
  • 송민애기자
  • 승인 2011.08.0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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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인물비평과 사회비평으로 숱한 의제를 이슈화한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가 이번에는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 ‘강남좌파’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이미 노무현 정권 시절 강남좌파 현상을 최초로 제기한 강 교수가 더욱 풍성하고 정교한 논리로 강남좌파의 실체와 논란을 집대성한 것이다.

강 교수가 펴낸 ‘강남좌파’(인물과 사상사·1만6,000원)는 강남좌파의 등장과 어원을 필두로 조국, 손학규, 유시민, 문제인, 오세훈, 박근혜 등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을 비평하며 왜 모든 정치인은 강남좌파일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본문에서 설명하듯 강남좌파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노무현 정권 중후반인 2006년 즈음이다. 이는 ‘정치적·이념적으론 좌파지만 소득수준과 라이프스타일은 강남 주민스럽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일부 보수진영이 386으로 대변되는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고자 사용했던 것.

이에 강 교수는 세간에 떠돌던 이 용어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내 논의를 점화시켰다. 그는 ‘월간 인물과 사상’ 2006년 5월호를 통해 ‘강남좌파 : 엘리트 순환의 수호신인가?’라는 글에서 “계급적으로 상류층에 속하면서 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사람이 진보적 가치를 역설하는 게 위선이 아니냐는 문제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지적하며, 강남좌파의 일장일단을 정리했다.

이 글의 연장선상으로 발간된 저서에서 강 교수는 ‘이념은 좌파적이나 생활은 강남 사람 같다’는 일반적인 정의를 뛰어 넘어 강남좌파의 유형을 총 9가지로 분류해 총체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강 교수는 “좌우를 막론하고 리더십을 행사하는 정치 엘리트가 되기 위해선 학력·학벌에서부터 생활수준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사회적 성공을 거둬야 하므로,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는 모든 좌파는 강남좌파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저자는 강남좌파의 문제는 ‘이념’ 보다는 ‘엘리트’ 문제로 접근해야 된다고 역설한다. 강남좌파에서 좌파는 부차적인 것이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기존 엘리트 지배 체계를 당연시하면서 자꾸 ‘보수 대 진보’의 이념 대결 구도로 몰고 가면 이 문제는 풀리지 않기 때문에 ‘엘리트 대 비엘리트’의 구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엘리트들의 ‘승자 독식주의’가 지속되는 한 대중은 늘 그들의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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