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주소로 보다 편리한 생활을
도로명주소로 보다 편리한 생활을
  • 문명수
  • 승인 2011.07.28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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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은 로마제국의 번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대 로마인들은 새로운 영토에 도시를 마련할 때마다 가장 먼저 도로 건설 및 정비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물자와 인력의 안전하고 빠른 수송과 유통이 국력의 원천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을 호령하는 화려한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행기, 배, 고속전철, 더 나아가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정보 및 물자의 종류와 유통구조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진 현대에도 고대 로마인들의 지혜는 여전히 유효하다. 더구나 시간이 곧 자원인 21세기 경쟁사회에서는 빠르고 안전한 정보 및 자원의 유통을 보장하는 편리한 교통망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정부는 지난 1998년부터 도로에 이름을 붙이고 건물에 번호를 부여하는 효율적인 새 주소 방식을 도입하는 ‘도로명 주소’ 사업을 펼쳐왔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29일)부로 새로운 ‘도로명 주소’가 대한민국의 법적 주소로 쓰이게 됐다.

특히 이번 도로명 주소 사업은 1910년 일제가 조세징수와 토지수탈을 목적으로 국내에 강제적으로 도입했던 ‘지번주소’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과학적이고 선진화된 우리 식의 주소 체계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매우 뜻 깊다. 정부에서도 100여년 만에 마련된 대한민국 주소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사업 추진 당시 각 지자체에 지역적 특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아름다운 도로명을 개발·발굴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전주시에서는 ‘장승배기’, ‘꽃밭정’ 등 오랫동안 시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온 친근한 지명과 ‘태조’, ‘견훤’, ‘권삼득’ 등 전주를 빛낸 인물들의 이름을 따 온 도로명, ‘쪽구름’, ‘가르내’ 등 기억 속으로 사라진 지명들을 재발굴해 선보이는 등 천년전주의 역사와 멋이 듬뿍 묻어나는 아름다운 주소명을 시민들에게 선사하게 됐다.

새주소인 ‘도로명 주소’는 멋진 이름만큼이나 기능적인 면에서도 매우 훌륭하다. 우선,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면 건물의 위치 파악이 쉬워진다. 기존의 지번주소가 뱀이 기어가는 형상인 사행식으로 주소를 부여해 이용에 불편을 야기했다면, 이번 도로명 주소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정하고 간단한 규칙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위치를 쉽게 찾아갈 수 있게 됐다.

또 집집마다 도로명 주소 시설물을 의무적으로 설치했다. 기존의 주소는 지적도에는 등록돼 있지만 외부적으로는 표시 의무가 없어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반해 도로명주소는 법령에 의해 ‘도로명판’, ‘건물번호판’, ‘안내판’ 등을 설치하게 돼 있어 더욱 빠르고 편리한 물적·인적 교환이 가능하게 됐다.

게다가 누구든지 도로명 주소 정보를 인지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안내시스템(http://www.juso.go.kr)을 구축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제공하고 원활한 정보의 유통을 보장하고자 했다.

오늘부터 도로명 주소가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앞으로 주민등록부, 건축물대장 등 각종 공적장부의 주소가 도로명주소로 전면 변경되고 2014년에는 도로명주소만이 대한민국의 정식 주소로 사용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연장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듯 좋은 정책도 시민들의 호응이 없으면 효과를 얻지 못한다. 새 주소의 빠른 정착이 전주의 유통경쟁력 강화와 민원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주의 발전과 편리한 시민생활을 꿈꾸는 시민이라면, 오늘 아침 우리집 새 주소를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

문명수 <전주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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